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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정 때문에...

 

j와 오랫만에 만났다.

피부과에서 수술한날 만났으니 얼마만인가?

딱 2달만이다.

 

-몸이 더 비대해진거 같은데?

-미치겠어요,운동 부족인가 3kg이나 늘었어요.

이거 어째야 할지 몰라...

그 나이에 수영, 등산등으로 몸매 관리한탓에 그래도 날씬한 편인데

오랜만이 보니 뚱뚱해졌다.

그 만큼 운동은 건강뿐만 아니라, 몸매까지도 만들어 준다.

3kg을 뺄려면 얼마나 노력해야 하는데..........

 

<양천식당>에서 보신탕을 했다.

소주 딱 한잔하면 좋은데 차를 갖고 왔으니 먹을수 없다.

그녀는 식성이 까다롭지 않아 잘 먹는 편.

식성은 편하긴 하지만, 다른면은 퍽도 까다롭다.

 

-그날 못오면 못온다고 전화라도 해줘야 하는데 그것조차  못해준건 성의부족 아닌가요?

-그래 알고있어, 미안하다.

그래서 문자보냈잖아?

-그건 담날이고..........

 

2달간의 긴 침묵도 이런 사소한 것이었다.

하긴,

이성간의 트러블은 늘 사소한 것에서 출발하긴 하지만, 이렇게 심각하게 침묵으로

버틸거란 상상하질 못했다.

그렇게도 기분나빴을까?

-넌,

무슨 사정으로 그럴수 있겠구나, 하고 아량으로 넘기면 안되니?

-내 약속을 팽개치고 누구와 산행한걸 이해하라구요?

그건, 내가 해줄 말인데..........

도대체 누구와 등산했길래 그 정도 전화조차 못해줄 상황였나요?

-네 상상대로 말하지 마.

그건 아니야....

 

그랬었지.

약속대로 갈려고 했었는데 갑작스럽게 걸려온 윤 선배의 전화.

좋은 날씨라 산행하잖다.

j와의 약속을 가볍게 미루고 약속하고 말았었지.

-이 정도야 이해하겠지. 담날에 가면 되지 뭐 오늘만 날인가?

아니었다.

내심 기다렸단다.

모처럼 점심도 하고 바람도 쐴겸....

전화는 고사하고, 문자도 없고......

그렇다고 자존심 굽히고 먼저 할순없고.....

우리사이에 과연 그런 정도의 자존심이 필요한지?

 

암튼.

점심먹고, 차 마시고 ......

오해도 풀었다.

손은 내밀었지만, 과연 그 만한 일로 삐져야 하는건지....

작은것에 잘도 토라지는 그 몹쓸 성미는 영 고치질 못한가 보다.

-그래, 넌 네 식대로 살다가 죽는수밖에 없어.

여태껏 고치지 못한 성미를 내가 고치라고 고쳐지겠니?

-그래도 많이 좋아진거 아닌가요?

-좋아지긴 고사하고, 더 자주 토라지고 굽어진 마음은 더 굽어진거 같더라.

그냥 편하게 그 식대로 살아.

넌 안돼......

-날 약오르니까 그렇지.

내 비위 좀 맞춰줘봐 얼마나 잘 하는데...

나 처럼 착한 여자 있음 와 보라고 하라니까....

넘 몰라.

-암튼.....

너는 안돼.

 

긴 시간을, 이렇게 토라지고 다가서고,  만남을 끊지 못한건 정인거야.

끈끈하고,애틋하고, 때론 추하고....

정 때문에 벗어나지 못한거야.

정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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