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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방

 

<원>과 수명산 등산했다.

수명산은 가까운 위치지만 오랫만에 오른거 같다.

까치산 보담 큰 산이지만, 등산으로 여전히 조금은 모자란 산이다.

3바퀴를 돌아도 채 2시간이 안되는 야트막한 산.

 

2000여세대의 대우 <푸르지오 아파트>가 수명산 자락에 위치해 있어

이 근방에선 대단위 아파트이긴 하지만, 전철역이 조금 멀어,옥에 티랄까?

뒤엔 수명산과 지하 주차장의 넓은 푸르지오 아파트는 그래도 인기가 있는 아파트다.

볼품없었던 연립주택 단지가 이렇게 변모할줄이야.......

 

이곳 토박이 원씨.

헌데 어쩜 그렇게도 고지식한지 모른다.

서울 토박이가 시골뜨기 같다는 이 선호.

그건 그 사람의 성격일뿐 무슨상관인가.

 

등산후에,

막걸리 한잔했다.

이 선호도 불렀지.

등산후엔 막걸리가 제격이 아닐까?

 

요즘,

이 선호씬 일산에 매입한 공장 건물수리에 바쁘다.

공장 용도로 쓸건 아닌데 작년에 매입했었지..

이곳이 머잖아 개발 붐이 일면 그땐 정당한 보상을 받으니까 대박을 기대한거지.

늦어도 5년이면 판가름 난다지만, 그건 아무도 모른다.

개발이 그렇게 쉽게 이뤄질지도 모른거고, 아무리 정보에 빠른 그라 해도 그건 미지수다.

투자를 권유했던 이 선호씨.

불확실한 것에 신경쓰느니 편안함을 택한다 했다.

돈되는것에 불안하지 않은게 어디 있으랴.......

 

셋이서 막걸리 각자 한되씩 마셨다.

대단한 주량이다.

막걸리엔 역시 파전이 최고궁합인거 같다.

파에 버무린 오징어의 독특한 맛이 어울려 술맛을 돋군다.

몇잔만 들어가도 얼굴이 붉어지고 몸둘바를 모르던 이 선호씨.

이젠 끄덕없다.

술이란 마시면 마실수록 주량이 느는게 아닌가?

주량에 관한한 대단히 발전한 이 선호.

총각같던 이 선호씨가 50중반이라니 세월 빠르다.

나만 나이들어간줄 알았더니 그게 아닌가 보다.

 

어지간히 취한 세 사람.

오랫만에 다방엘 갔다.

고전의 다방을 찾은건 우린 나이가 들었단 증거겠지.

<약속 다방>

너무도 흔한 70년대의 그런 다방 이름이다.

반갑다.

마치 잃어버린 엣 친구를 찾은거 같은 기분이랄까.

 

서대문 로터리 화양극장 맞은편엔 <약속다방>이 있었다.

찾기쉽고 만나기 쉬운 위치여선지 몰라도 거긴 약속하는 연인들의 안식처.

-저녁 7시 서대문 거기로 와라.

-서대문 어디?

-서대문 로터리 우체국이 있는곳 약속이야.

-그래알아.

 

별로 크지 않은 다방였지만 퇴근시간쯤이면 사람들이 바글댔다.

연인들의 약속으로 여길 택했던 이유였지.

귀에 익은 팝송이 늘 울려퍼졌고,

지루한 기다림을 성냥개비로 탑을 쌓았거나, 애매한 성냥개비만 부러뜨렀던 시절.

그 시대의 다방은 바로 만남의 장소였고 맞선을 본 유일의 장소였다.

지금의 와이프도 다방에서 첫 인연을 맺었지 않았던가?

모래내 시장 부근의 <오시오 다방>

 

오늘 온 이 다방.

예전의 모습은 그대론데 은은히 울려 퍼지던 팝은 없었다.

짧은 미니스커트 차림의 날렵한 아가씨의 모습도,뮤직박스의 디스키 쟈키의 세련된

모습도 없다.

탁자며 의자는 전의 모습 그대론데, 어딘가 썰렁한 모습은 전의 모습 아니다.

50대 후반의 주인겸 다방 레지가 혼자 무표정하게 우릴 맞는다.

-여긴 아가씨 없나요?

-누가 요즘 이런 다방엘 오나요,수지가 맞질 않는데...

-그럼 누가 뭣하러 여길 와요,아가씨도 없는데.......

-나이 듬직한 어른들이 옛 향수를 느껴 오곤하죠, 젊은사람은 안와요.

-아~~!!

그렇지,향수에 젖기위해 여길 오는 손님은 나이듬직한 어른들 뿐이구나.

 

아침 출근하면 곧 바로 직행했던 곳이 다방였고,

출장가기전에, 잠간 담배한대 피우던 곳이 바로 다방였는데..........

지금은 시류에 밀려 아득한 옛날 유물처럼 변한 다방.

다방이란 간판조차 찾기 힘들다.

언제 왔던가?

 

나이든 다방 주인과 옛 추억을 반추하며 그 시절을 애기했다.

그 분도 그 시절이 그립단다.

생기 발랄한 젊은 아가씨도 없고,  폴앵카의 <다이아나>도 들을수 없지만..........

한 순간이나마, 머언 추억속에 잠겼다.

추억이라 그리운가?

다방에 드나들며 흰소리를 지껄이던 그 시절이 그립다.

추억은 그리움으로만 끝나 그리운가 보다.

꿈으로만 그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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