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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사느라고 그런 걸`

                         

 


친구여

오랫동안

전화 한 통 걸지 못한 것

때로 사소한 이해관계로

얼굴 붉히던 일

서로 용서하자

다 사느라고 그런 걸


저 마다의 고독과

가슴앓이로

존재 그 자체가 아픔일 때도

더 가까이 있어 주지 못했던 일

서로 이해하자

아무래도 맘과 뜻대로

살아지지 않는 세상에서 

제 몫의 나그네 봇짐에

양 어깨 짓눌려 비축비축 걷다 보니

발길이 닿지 못함인 걸


사랑하는 이 사랑하며

사는 일조차 버거운 세상살이

살아내느라 그런 걸

우리 서로 탓하지 말고

안쓰럽게 여기자


한 해의 그믐 맨끄트머리

세기의 섣달 그믐에

차 한 잔 나누며

손이라도 잡고 흔들거나

어깨를 토닥여 주며

다 사느라고 그랬는 걸

너그럽게 받아주자

이제부터라도 조금만 더 사랑하자


 < 김 연수 님의 시에서 퍼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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