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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급한데 체면이 뭔가?

 

지난번에 윤선배가 천안에서 가져왔다는 그곳 특주 막걸리.

어젠,

그걸 먹었다.

화창한 봄 날씨, 구름한점 없는 너무도 맑고 좋은 우리의 봄날.

 

삼막사에서 들려오는 은은한 염불소리를 들으며 마시는 곡차(?)다.

스님들은 술을 곡차라 한다지....

고추와 된장, 그리고 대구포에 오징어 안주.

시중서 파는 막걸리 맛관 사뭇 달랐다.

우리의 선조들이 즐겨마셨던 막걸리 그맛이고, 어머니 심부름중에

주전자 주둥이 대고 마셨던 쌉쌀하고 톡 쏘는듯한 텁텁한 그 맛.

어찌 그 맛을 잊을건가.

 

주거니 받거니 하고 있는데 작고 귀여운 새 한마리가 푸드득 날라와 기웃거렸다.

땅콩을 손 바닥에 대고 내밀자 재빨리 물고 난다.

한번, 그리고 또....

첨이 아닌거 같다.

등산객들이 그렇게 습관들인건가?

나중엔, 아예 옆에 앉아 주둥이 내밀고 있다.

-햐, 그놈 무서운줄도 모르고..

한번 잡아 볼까?

어림도 없다.

어찌나 날쎈지 금방 손바닥을 빠져 나간다.

그런데도 또 다시 손 바닥으로 앉는 작은 새.

방금전의 자길 잡으려는 듯한 제스처를 잊었을까?

먹기위해 본능적으로 달려드는 작은 새.

지난번엔,

개가 어슬렁 거림서 나타나더지 오늘은 새가 날아온다.

지리산에 가도 반달곰에게 먹이를 주지 말란표시를 봤다.

야생으로 살아가는 본능을 상실하고 인간에게 접근하여 손쉽게 먹이를 얻어먹고

사는 반달곰 본능상실을 방지하려는 목적이란다.

 

지난주,

순천송광사, 낙양성으로 그리고, 법정스님이 장 시간 머물면서 집필한 불일암도

다녀왔단 애기하는 윤 선배.

매주 1회정도는 여행을 즐기는 윤 선배야 말로 삶을 멋있게 사시는 분같다.

여행중엔,

세상의 모든 번민을 잊고 지낼수 있어 너무도 좋단다.

잠시 외출한듯한 그대로의 모든것이 있는 법정스님의 거실을 보니 세상이

그렇게 허무하더란다.

-저렇게 가면 모든것은 허무밖에 남는게 없는데.....

 

가까운 선암사를 못들려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단것.

몇 백년은 견뎌왔을듯한 선암사의 아람드리 숲.

마치 1000년전의 삼국시대 사람으로 되돌아 온듯한 착각을 선암사에서

느꼈었다.

깊은 숲의 정적과, 새소리 뿐인 선암사.

다시 한번 가보고 싶은 사찰이다.

 

2시간 정도 마심서 쉰 그곳을 떴다.

알딸딸하고, 늘어지고........

더 이상 좋을순 없었던 어제 삼막사.

안양 예술공원쪽으로 한참 내려오는데.........

한 30대 여성이 숨을 가프게 내쉬며 우리앞을 달린다.

-무슨 귀중품을 잃어 버렸나?

우리앞을 달리던 그 여자, 바로 길옆으로 샌다.

너무도 급했나 보다.

바로 길옆에서 그대로 엉덩일 내리고 일을 본다.

조금  더 내려감 보이지 않은데.............

-참 저 여자 어지간히 바뻤던가 봐요,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바로 길옆에서 일을 본담?

그리고 마치 보라면 보란식으로 자기의 엉덩일 길쪽으로 내밀고...

-이 사람, 설사라도 나봐..

그게 문젠가....

-그래도 그렇다.

지나가는 사람이 보든 말든 엉덩이를 하필 이쪽으로 돌리고 일을 볼께 뭐람??

-그래야 자신의 얼굴을 감출거 아냐.

우리 구경하다 갈까, 저 야잔 저쪽으로 돌렸으니 들킬 염려도 없고....

-그러다 뒤돌아 보면 얼마나 무안하겠어요?

-ㅋㅋㅋ..

그렇지.

우리가 보고 있음 지나가는 사람들도 보고 그럴텐데......

킥킥거림서 좋은 구경(?)도 했다.

그 여잔, 자신의 육체가 노출되었단 것 보담은 설사가 더 급했던것.

급한처지에 체면이 무슨 소용인가?

 

오늘도,

연 이어 관악산 가기로 했다.

이러다 산 사나이 되는거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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