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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숙아, 너의 명복을 빈다.

-숙아,

고통에서 벗어나 편히 쉬려고 그렇게 서둘렀니?

그저 꿈만 같구나.

어쩌면 우리들 삶이 이리도 짧고 허무한거니....

주마등 처럼 스치는 추억을 잊을수 없구나.

 

지난 14일 새벽 2시, 그렇게 비가 내리던 밤에.....

끝내 넌 가고 말았어.

그 모든 번민과 연들을 끊고 미련없이 홀홀 떠났다.

네 곁에서 지켜주지 못하고 편히 잠을 잔 난,친구도 아니다.

미안하다.

너의 마지막 모습을 바라보면서 가만히 손이라도 쥐어줘야 도린데...

어쩌겠니?

내 우정의 빛갈이 그 정도 밖에 안되어서...

 

-숙아,

너 한테 그렇게 긴 시일동안 고통을 준 <향>을 용서해라.

그런 고통조차도 이승에서지 거긴 무슨 소용이 있겠니?

아마도,

널 한번도 보지 못한 향은 더 괴로울지도 모르겠다.

어떻게 얼굴을 들고 찾아오겠니?

자신이 저지른 죄가 너무도 큰데........

 

내가 찾았을때....

너의 삶이 얼마남지 않았음을 감지 할수 있었지만....

차마 네 딸들에게 말을 못하겠더라.

또 다른 슬픔을 엊어주는거 같아서...

-비쩍마른 팔목과 링겔자욱으로 얼룩진 검은흔적들.

-노랗게 변색한 눈동자와 창백한 얼굴.

눈물만이 나오더라.

너와의 이별이 가까워 졌음을 알수 있었거든....

 

내가들어선지도 모르고 깊은 잠에 빠져있었고, 간병인의 부축으로

겨우 앉았지만, 이미 균형감각을 잃고 있었던 너의 모습.

적당히 보기좋게 살찐 볼과, 보조개는 어디로 갔는지....

초췌하게 일그러진 모습과 마른 몰골을 보여주기 싫어서 오지 말란것이었나.

-왜 또 왔어?

하고 억지로 중얼거린 모습에서 내가 미안했다.

너의 말한마디 조차도 고통을 주는거 같아서지.

 

-숙아,

오늘 넌 영원한 안식처로 입성한거야.

이승의 모든 사람들과의 잔인한 이별을 함서 간곳이 아니더냐?

어젠, 앙드레 김도 그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과 이별하곤 입성했었지.

75살을 산 앙드레 김 보다 네가 너무도 아쉽지만 하늘의 뜻인걸 어쩌냐...

 

-숙아,

너의 부음을 석과 진에게도 전했다.

비록 찾지는 못해도 슬픈 마음으로 명복을 빌어야 도릴거 같아서.

갑작스러운 부음에 모두들 슬픔을 금치 못하더라.

너무도 잊을수 없는 추억때문에,어떻게 너의 부음을 간단히 넘겨 버리겠니?

 

이승과 저승의 간극.

너무도 간단하고 짧구나.

불과 3개월전에,

나의 입원소식을 전해주지 않았다고 서운해 하던 너의 낭랑한 음성.

바로 엊그제 같은데.........

 

부지런떨면서 그렇게 열정적으로 살았던 너의 인생.

이렇게 허무할줄이야.....

비록 짧게 살았지만, 아들과 두 딸을 모두 출가시켰으니 엄마의 도리는 다하고

갔구나.

하늘나라 갔어도 맘은 홀가분할지 모르겠다.

너의 할일은  다 했으니........

 

-잊지 못할 숙아,

이젠, 추억속에서 그리워할뿐인가 보다.

관악산 갔다가 가끔 들렸던 너의 식당앞을 어떻게 지날까.

왈칵 너의 얼굴이 생각날거 같아서....

 

-숙아,

부디 편히 쉬거라.

그 모든것을 모두 훨훨던지고......

동안 우리의 변치않은 우정에 감사할뿐이다.

더 깊은 우정을 쏟지못한 무능함을 용서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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