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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극과 극

 

11시 30분 여의도 한전 9층에서 있는 재운아제 딸 결혼식.

형님도 벌초예약을 한 탓에 형님축의금까지 내야 해 가야 한다.

막 거치장스런 양복으로 갈아입고 나설려는 찰라,

-오빠, 당숙 그제 돌아가셨는데 오늘 발인이야.

여기 회관에 들렸다 가신다는데........

-어쩔수 없지 부의금이나 내는 수밖에....

 

아버지와 사촌관계인 당숙.

당숙모를 잃은 충격에 몸이 도져 요양원에서 계시다가 돌아가셨나 보다.

혼자 요양원에서 5-6년 계시다가 가셨으니 외론 삶이였겠지.

그래도 90은 넘기셨다고 하지만, 그렇게 사는것도 불행이지.

 

깡마른 체격에 검은 얼굴.

그 당시의 폐결핵으로 몹시 고통을 받았던가 보다.

몸에 좋다는 약은 모두 고아 잡수셨기에 그정도로 사신건 아닌지 모른다.

당숙네 뒷산엔,

늘 뱀을 잡아 고아먹었던 솥단지가 따로 있었다.

몸 보층엔,

뱀 보다 더 좋은게 없었던가 보다.

입에 풀칠하기 조차 어렵던 시절였으니까.

 

아버지 보다 아래였던 당숙.

한 동네 사촌간임에도 그렇게 사인 좋지 않았다.

배려하는 마음보다 늘 이기적인게 앞선 사고방식으로 사셨으니...

약삭빠르고, 이기적이고 자기 중심적인 사고에 아버진 싫었나 보다.

동네에 이발소가 없어 당숙이 머릴깎아주곤하셨다.

기계에 머리가 끼어 얼마나 아팠던지....

한번씩 이발하고 나면 눈물을 흘리곤 했었다.

머리가 끼어 금방 해결되지 않으니 그 고통이 얼마겠는가?

 

늘 대나무가 무성했던 당숙네 집.

비어있는 그 집은 이젠 누가 차지 할건가.

세월따라 페허로 변하겠지.

 

재운아제의 예식장은 그 다지 낯익은 얼굴은 볼수 없었다.

광복이 조차도 보이지 않는다.

당연히 참석했어야 하는데...........

-왜 형은 오지 않았다니?

-저도 모르겠어요.

동생 성수에게 물었지만 모른단다.

 

친척이 좋은건,

어려움이 있을때 함께 있어 주는것.

이런 저런 이유로 오지않는담 그게 무슨 친척이란 말인가?

이종사촌의 위치에서 당연히 나의 사고시에 왔어야 했던 녀석.

전화한통화 없었으니 어떻게 이해가 되는가?

모든일에 다 갖출순 없지만, 기본적인 도리는 해야 하는게 인간이다.

이 더위 무릅쓰고 양복입고 예식장 간단건 견디기 힘든 고역.

오늘따라 어찌나 덥던지...

이게 바로 인간다운 도리를 하기위함 아닌가.

 

시골벌초하러 가신 형님.

마침 당숙의 마지막 노제에 참석했단 전화다.

가는 날이 장날이란 바로 이런건가 보다.

일부러 가는수도 있는데 잘된게 아닌가?

당숙의 명복이나 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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