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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타산지석으로 삼자.

연호형님댁을 찾았다.

구의원 시절엔, 이 즈음이면 거실에 쌓여있던 선물 보따리가 넘쳤는데...

썰렁하다.

이게 바로 인심 아닌가?

 

<홍삼 정관장>을 한박스 샀다.

형님 정도면 마땅한 선물이 없다.

아무래도 건강식품이 나을거 같어서지.

 

형님은 외출중이고 형수님만 계신다.

건강하신줄 알았는데 건강검진 결과 혈당이 높단애기란다.

73세 정도면 병을 거느리고 산다고 하면 편한데 뭐.

한살 터울이지만 형님보담 형수님이 더 늙어 보인건 남자보담 여자의 섬세함이 보다

매사 신경을 써 그런건지 모른다.

 

금술좋기로 소문났던 부부였는데, 요즘 티격 태격한단다.

-남들은 속을 몰라 그렇지 형님이 얼마나 사람을 피곤하게 하는줄 아세요?

게으르지, 고집세지,내가 애기하는게 너무도 피곤해요.

-그러려니 하고 사세요 이제서야 어떻게 할도리가 없잖아요.

<황혼이혼>을 이해를 못했는데 요즘은 그게 이해가 된단다

충격였다.

설마?

모름지기 부부는 저렇게 한평생을 오손도손 살아야 하는거야.

그렇게 생각했고,이상적인 부부상으로 바라봤는데 황혼이혼을 동감한다니..

어쩐때는 이혼을 해 버리고 싶기도 한단다

잠시나마 편하게 살고싶은 욕심을 어쩔수 없다나 뭐라나....

 

금술좋은 부부라도 오랫동안 살다보면 권태기도 있고 싫은것도 사실이지만

절대로 이혼같은건 상상도 못한 형님내외가 이렇게 깊은 번민을 하고 있었다니

충격 자체였다.

사소한것으로 인해 티격태격하는게 쌓이다 보니 서로간에 불만이 쌓이고 그런단다.

100%만족하면서 사는 부부가 어디 있는가.

 

형님의 부재중에 심중의 애길 쉴세없이 애기하시는 형수.

그게 바로 스트레스 푸는 방법인가보다.

거침없다.

깔끔하고 멋쟁이로 소문났던 형님였는데 나이들어 감서 자꾸 변하고 게을러져 이해가 안된단다.

그건 누구나 그렇게 변하지 않은가.

조금은 게을러 지고, 나태해지고, 멋도 부릴줄 모르고 하는건 다 같은 건데 너무도 예전의 형님과

비교하지 말라 했다.

 

금술좋은 부부와 발랄하고 두뇌좋은 아들 셋.

부러울게 없었던 분들이 노후가 그렇게 이상적인 방향으로 가질 않는다.

여유롭지 못하고,45살의 노총각 막내의 미혼으로 인한 스트레스.

고려대 경영대학을 나와 기대를 했는데 번번한 직장얻지 못해 놀고 있어 것도 맘이 아프단다.

-자식을 어떻게 내 이상대로 성장할수 있겠는가?

아무도 모른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공직의 길로 달려만 왔어도 오늘은 편안한 노후를 맞고 살텐데 중간에서 사잇길로 달린게

결국은 오늘의 조금은 후회스런 삶을 산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한 우물만 팠어도 좋았는데 너무도 젊은 시절에 명예에 매달린것은 아닌지 모른다.

한 시절은 잘 나갔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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