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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못 나온 친구

어제저녁 모임.

남성역 부근의 풍미원에서 모였다.

여긴, 맛은 그런데로 좋은데 너무도 소란스런 분위기라 별론거 같은데 전철이가까워

모임장소로 자주 만난다.

 

후두암을 앓고 있는 ㅈ 와 은행 차장을 정년퇴임한 ㅁ 을 제하곤 다 모였다.

아직도 현직에 몸담고 있는 ㅁ 의 와이픈 그런데로 생활엔 모자람이 없지만

자신의 사생활은 철저히 비밀이 부치고 있는게 친구들간에 평이 별로다.

-왜 그 놈은 자신의 고민이나 사생활을 가까운 친구에게 털어놓지 못하냐?

뭔가 비밀이 많은 놈이야.

-난,

그놈 학창시절에도 밥맛였어.

그게 지금도 여전한거 같애.

-야, 너희들 ㅁ 없다고 너무 흉 보는거 아냐? 그래도 친군데 ...

-우리가 지어낸 말이냐,있는 그대론데 뭘.

그놈 없을때 흉이나 보자 뭐..

모임 끝나고 늘 2차를 이끈 것도 ㅁ 이고, 정치적인 애기도 하지만 자신의 주장을 한번도 굽히지

않은 옹고집 때문에 별로 가까운 친구가 없다.

그게 나이들면 외로운 법인데....

 

한때,

정릉의 오토바이업계의 대부라던 ㅈ .

잘 나가던 그가 한 바탕의 소송으로 고뇌를 겪더니 결국은 홧병으로 도진 후두암에 걸려

몇년째 못나오고 있다.

그렇게도 호방하던 ㅈ .

안타깝다.

 

<살아있음이 행복하다>란 책이 있다.

생존이 더 이상 무슨 행복보담 더 나은것.

병을 앓고선 이런 모임에 나오지 못하는 ㅈ 처럼 그 마음은 오죽할까.

시우회 모임조차도 나오지 못하는 상암동의 ㅎ 처럼 맘은 아닌데 몸이 따라주질 않으니

자신은 죽고 싶은 맘이 드는건 당연한 노릇인지 모른다.

 

우리 <한 마음>모임도 지금은 모두들 만나서 떠들고 즐겁지만.......

내일은 알수 없다.

어느 날 갑자기 친구가 불행을 당해 나오지 못할지도...

내일을 모르는 우리의 인생.

늘 불안하고,위태하고,알수 없다.

'살아있음이 행복하다.'

 

팔팔하던 시절에 만든 이 모임.

이젠 행동조차 굼뜨고 느리다.

어느덧, 모두들 새치가 늘고 염색으로 캄프라치 했지만 그게 모두 감춰 지는건 아니다.

앞으로의 설계보담,지난 추억으로 깔깔대곤 한다.

그렇긴 해도, 우린 모여서 술 한잔나누고 누구의 흉도 볼수 있는 처지라 즐겁지만,

오늘도 병상에서 잘 나가던 시절만 추억하는 ㅈ를 생각하면 안됐다.

 

-내일을, 알수 없기에 오늘의 생존에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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