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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성산동 ㅎ에게 갔다.

평일은 그런데로 곁에 누군가 대화를 나눌 상대가 있지만 일요일은 혼자서 시간을 때우는 그.

혼자 하루종일 보낸단 것이 얼마나 답답하단걸 안다.

 

-더 어눌한 말씨.

-정돈되지 않은 거실.

여전하다.

 

깔끔했던 그가 이런것도 수용하는걸 보면 병에 느슨해진걸까.

이해가 되질 않는다.

늦게 발명한 ㅎ 의 친구가 대화나눈 유일한 가까운 친구였는데 10여일전에 영영 못오는 길로

떠나버려 며칠을 밤잠을 못잤단다.

그게 영 남의 일처럼 보이질 않는건 당연하니까...

 

곰곰히 생각해 보면 지난날의 일들이 모두 후회 투성이란다.

후회없이 사는 사람이 어디 있는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사실 몇 시간을 곁에서 있어준것은 별거 아니라도 ㅎ의 입장에선 반가운 일일지도 모른다.

자신이 누군가에게 못하는 대화를 맘 터 놓고서 할수있으니까...

가까운 친구가 많아도 맘을 터 놓고 대화나눌수 있는 상댄 그리 많지 않다.

100%자신의 모든것을 꺼내놓고 애기한건지는 몰라도 많은 대화를 한다.

그 바쁜 업무중에서도 늘 뒷주머니에 볼수 있는책을 넣고 다니던 그.

그런 열정은 어디로 가고 이런 몰골로 존재하고 있는건지.....

 

깔끔했고, 열정스러웠고, 날렵했고, 건강했던 지난날의 그의 모습.

그런 모습은 어디서곤 찾지 못하겠다.

지나간 사진속에서나 자아의 모습을 발견하려나..

 

2년전,

첫 월드컵 공원을 찾았을때 마중까지 나왔던 그.

약간의 발거름만 불편했을 뿐 그런대로 그만했는데......

누가 이런 모습으로 악화될줄 알았는가.

 

<줄기세포>치료가 한창 실험중이고 임상실험이 끝나면 대중화 된단 애긴데...

그게 언제나 될지...

아득해 보이기만 하는데 ㅎ 는 그래도 그 희망의 날을 기대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서 누구나 그런 끈을 놓지 않으려하고 좋은 결과의 날을 바랄테지만....

그 날이 언제나 올지?

 

저녁 늦도록 곁에 있어줌 좋긴 한데...

그럴순 없다.

내 마음까지 답답해 진다.

그런 모습을 보일순 없지만 어찌 답답하지 않으랴...

6시 반에 나오는데도 어딘가 섭섭해 하는 모습은 어쩔수 없다.

-나 시간이 되면 또 올께 이젠 따뜻해지면 밖으로 나올수도 있으니까..

-그래 고마워,

또 와...

 

전철역까지 걷는길이 왜 그리도 가슴이 답답한지...

어떤 밝은 빛이 보이지 않은단데 그런건지 모른다.

더 어눌해지고, 약해진것이 그런건가?

답답한건, 마치 무기수를 면회하고 나오는 부모의 심정이 이런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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