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배가본드
그대로 넘기면 도리가 아니지.

엊그제 팔순을 맞이한 사촌형님.

4남 1녀가 있다지만, 쓸쓸히 보내셨나 보다.

어떻게 그럴수 있을까.

 

아무리,

100세장수 시대라지만,그건 선택된 일부의 사람이고 아직껏 100세장수 한 사람은 흔치 않은데...

90만 넘겨도 섭섭치 않다.

그럼 이번 8순을 맞이한 형님은 어쩜 자신의 생애서 마지막 행사일지도 모른다.

다시 올수 없는 8순을 그대로 넘겨 버리다니......

제 3자입장이지만 답답했다.

어제 조카를 혼구녕 내고 싶었지만 참았었다.

 

-형님,

감기기운이 좀 있다해도 날 잡아서 했어야 하는게 아니었나요?

모처럼 친척들 모여서 축하해 드리려고 했는데요.

-아냐,

걱정마.

모든게 싫던데 뭐..

아프니까.

-그 정도는 아니시잖아요?

감기정도 같고서요.

-고맙네.

 

아무리 자식들이 당신의 8순을 소홀히 넘겼다고 해도 난 모른척 넘길순 없다.

사실을 안 이상.

그 형님은 나서 지금껏 고향을 떠난적없이 땅에 묻고 살고 계신다.

그런 형님의 생존이 왠지 든든하고, 고향이 더 그립다.

아버님 생존시엔,

온갖 힘든일 마다않고 아버질 도와 주셨던 형님.

늘 가면 든든했다.

 

군제대후,

백수로 놀던 시절에....

내 취직을 위해 백방으로 뛰어 다녔던 형님.

체면 가리지 않고 마당발로 여기 저기 다님서 도와 주셨던 형님.

취업도 시켜 주셨다.

그런 분을 어찌 망각할수 있는가.

 

 

성격이 불 같아서 조금의 실수도 넘기지 않고 닥달했지만...

마음만은 참으로 넓으셨던 분였다.

 

지금도 가끔,

당신이 손수가꾸신 배며, 복숭아를 보내주신 성의.

당신 친 동생은 건너뛰고 나에게 보내주신 감사함을 애기조차 못했다.

 

형님인들,

왜 지난 시절이 떠오르지 않을건가?

문득 내 얼굴이 떠오를지도 모른다.

그리고,

서운함에 가슴쓰릴지도......

 

-선물에,뭐가 좋을까?

이미 생일은 지났고 새롭게 선물을 준비한단 것도 넌센스 같고....

동생 순에게 부탁했다.

작은 성금을 보낸것이 좋을거 같단다.

성의가 베어있는 선물이 좋지만, 어쩔수 없는일.

작은 성금을 받은 순간에나마, 날 용서해 줄거라 믿는다.

 

늦게 알았지만,

어떻게 그대로 넘기겠는가?

나이 들면 작은 것에도 서럽다 던데....

 

 

 

 

 

 

 

 

 

 

 

 

 

 

 

 

 

 

 

 

 

댓글 작성

일기장 리스트

12 1860 사랑과 고독, 그리고... 6956 독백 98

히스토리

키쉬닷컴 일기장
일기장 메인 커뮤니티 메인 나의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