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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무의미하게 보낸 생일

어젠,

영란이 29번째 생일.

-너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함께 있다면 맛있는 외식이라도 할텐데..

아쉽다.

-고마워요, 아빠.

 

문자만 왔지 온단 애긴없었는데 늦어서야 왔다.

저녁 9시경.

-왜 이리 늦었어? 이 시각엔 함께 외식도 못하잖아?

-일부러 오게 아니라 청량리 온길에 들렸어,

 

미리 귀뜀이라도 줬던들 케익이라도 준비한건데...

아쉬운 참에 걸려온 세현의 전화.

-누나왔어, 오늘 누나 생일인거 알지?

-네,ㅡ

곧 갈께요.

 

조금있다가 나타난 세현의 손에 케익상자가 들려있다.

그래도 누나 생일을 챙겨줄려고 하는 성의가 고맙다.

-늦었지만, 촛불켜자.

-아냐,

먹은걸로 생각할께요.

지금 아무생각 없어요,

내일 5시에 가야 해요.

목욕하고 잠이나 잘래.

-어쩌냐?

네가 조금만 일찍 왔어도 촛불켰는데....

-......

 

기다리다 태어난 영란.

결혼한지 6년만이라 그 기쁨은 보물을 얻은 기쁨였는데...

벌써 29년인가.

빠르다.

 

이젠,

부모의 곁을 떠나야 할 시긴데 그럴 맘을 보여주질 않해 답답하다.

-너 목사랑 결혼하면 어때?

그거 네 적성에 맞고 좋은거 아냐?

-됐어요.

뭐 목사 부인이 쉬운줄 알아.

 

아침 5시에 깨어서 가는걸 보려 했는데 가는줄도 모르고 잠만 잤다.

깨우기 미안해서 그랬을까?

 

어제 사온 케익이 홀로 남은 쑥떡처럼 을씨년스럽게 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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