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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목사님의 정은 이해하지만...

 

영란이 다니던 교회의 목사님이 오셨다.

늘 수수하고,다정다감한 목사님.

영란이의 근황에 대해 이것 저것 물으신다.

벽에 걸려있는 5살때의 영란사진을 보시더니.

-그래 그래 이 사진이요 그때 이 모습으로 우리교회 왔었지.

어쩜 그렇게 그 시절과 똑 같을까?

 

5살 정도되었을때 부터 초지일관되게 한 교회를 다녔던 영란.

마치 친 딸 처럼 귀여워 하셨던 목사님이라 떠난 자리가 큰가

보다.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다시금 되돌아 오게 하고 싶은가 보다.

허나,

이미 가평의 다일공동체에 몸 담고 있는 몸인데 그건 어렵다.

아무리 목사님의 권유에 금방 돌아서지 않을거란 것을 다 안다.

침묵을 지키다가도 일단 결단을 내리면 어떠한 애기도 들으려 하지 않은

고집을 알기 때문이다.

 

LA에 갑작스럽게 가게된것도 그렇고....

가평의 다일공동체 교육1년간 가겠단 결심도 그랬었다.

말은 없어도,

마음은 단단한 영란이.

보기보다 강하다는걸 안다.

 

이미 그곳에서 정착하기로 결정하고 몸담고 있는데 목사님의 권유로 다시금 돌아온단

게 말이 되는가.

나이드신 목사님의 애절한 눈빛은 이해가 충분히 가지만.....

권한외의 사항이라 어쩔도리가 없다.

 

-가끔 집엔 오죠?

그런때 가끔 날 보러 오며는 좋은데....

-그건,

목사님 뵙기가 민망해서 그럴겁니다.

자기 마음엔 배신하고 딴데로 간거 같은 맘이겠죠.

-뭐 배신은 무슨....

같은 기독교 계통인데요.

 

사실,

이젠 오시지 않았음 좋겟다.

괜히 영란이 땜에 내가 미안할 따름.

그렇지만........

내가 해줄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는일 아닌가.

이미 영란인 내 품을 떠났으니 고분 고분 들어주지 않을거고..

20여년을 목사님 말씀 잘듣고 잘 다니던 신자가 갑자가 자신의 곁을 떠났으니

마음은 허전하겠지만 현실을 어쩌겠는가.

성장하면 다들 떠나버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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