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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예전의 고향

-오빠,

여름에 우리형제들 모두 시골에 내려가요

한번 만나서 놀다오자 구요.

-좋지,헌데 그 생각을 했어?

-형제들 한꺼번에 만나기가 쉽지 않아서요.

수원의 막내 여동생 <희> 다.

 

부모님, 제일에 만났었는데 이젠 그것 조차도 못하고 있다.

형수란 사람의 일방적인 통행으로 모든게 정지된 상태.

부모님 제사는,

이젠 형님과 단둘이 모실뿐.....

하늘에서 바라보신 부모님 얼마나 서운하실까.

 

수원의 형님과 희.,

그리고, 내가 하향하면 된다.

광주의 누나는 당연히 오면될거고....

형제간의 만남.

너무도 당연한걸 그걸 막내가 제안하다니 좀 미안하다.

형님이나 내가 제안했어야 했는데.....

 

젊은 시절엔,

불행한 삶의 연속였지만 요즘은 누나의 삶은 행복하다.

일찍 남편을 보내고 혼자의 몸으로 5남매를 당당하게 성장시킨 억척스런 누나.

자식들의 호강(?)을 받음서 사신다.

그래 젊어 고생은 사서 했다고 했는가?

딸 넷이 서로 뒤질세라 엄마를 위하고 산다.

평일엔,

막내 신자의 애들과 소일하다가 토일요일은 당신의 집으로 와서 머문단다.

마치 별장처럼....

-거기 오면 심심하지 않아?

-심심하긴...

여기 동네사람들 모두가 친군데 뭐가 심심해.

만나면 수다떨고 그러고 지내다가 간다.

누나가 젊었을때의 고생이 보람도 없이 노년을 힘들게 보낸다면 얼마나 답답하겠는가?

누나의 행복한 웃음소리에 기분마져 좋다.

 

고향에 모이면,

어린 시절로 돌아가 예전의 논밭도 돌아보고,뛰놀던 뒷동산도 오르고...

복누나와 삐비 뽑던 시냇가도 거닐고 와야지.

너무 고즈넉해서 눈물만 흘리고 올거 같다.

고향이,

아픈 추억을 심어주는 고향일수 있으니까.

 

-고향에 찾아와도 부르던 섭인 어디로 꼭꼭 숨어 버렸나.

마치 친형제처럼 붙어다니던 그립던 친구 섭.

 

-보릿단을 지고서 쉬면서 너른 저수지를 바라보던 쉼터.

그 옆에 서있던 키 큰 소나무.

지금도 여전할까, 세월이 그만큼 흘렀어도....

-농촌을 지키노라던 친구 정오.

갑자기 죽어 저수지가 바라다 보이는 언덕에 눠 있다.

대화라도 하고 와야지.

'왜 그 술을 자제하지 못하고 가야만 했니?

내가 네 앞에 서니 미안하구나, 정오야'

 

지금의 고향.

쓸쓸하고도 그립지만......

가면 더 외롭다.

예전의 사람들은 보이지 않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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