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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아구찜의 맛

지난번 보험금 수령으로 인한 감사한 마음에 점심을 샀다.

보험사 직원 ㅇ 씨와 전에 상사로 모셨던 이 윤수 동장님셋이서다.

이젠,

신 도림역은 예전의 그런 낙후된 곳이 아니다.

하늘을 찌를듯한 고층빌딩과 며칠전에 문을 연 백화점이 위용을 자랑한다.

 

공교롭게도 10년전 이 동장님의 주선으로 보험에 가입했고 10월이면 것도 끝이다.

잊고 있었던 보험을 이 동장님의 권유로 보험사를 찾았고 다행히 아는분을 소개해줘

수월하게 수령한건 아닌지 모른다.

-힘써 주십시요 나중에 찾아뵙겠습니다.

오늘 그 약속을 지키러 간것.

봉투엔 성의를 표시하기 위해 준비도 했다.

말로만 끝나면 안되는것.

 

식당은 많았지만,

식성이 까다로운 동장님의 의중을 따라 배회하다 결국 <아구찜>집으로 가서 먹었다.

우선 비좁지 않고 쉬원해좋다.

아구찜은 맵긴하지만 소주한잔에 걸치면 그 맛은 그만이다.

딱 소주 2잔을 마셨다.

셋은,

아주 오래전의 공직시대의 애길 하느라 끝날줄 모르게 이어졌다.

나이든 사람들은 추억에 산다던가?

 

이 윤수 동장님은,

20년전에 맺은 인연이지만 지금껏 소중한 인연을 맺어오고 있다.

안다고 모두가 소중한 인연은 아니지.

어느정도의 인간관계가 형성되었고 마음으로 통했는지..

의리가 있었고, 난관에 처했을때 진정으로 내 편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줬는지..

그런게 긴 시간을 잊지 않고 소중한 인연으로 이어온다고 볼수있다.

허지만,

세월을 어쩌지 못하나 보다

그렇게도 말끔하게 훤출한 분이 이젠 노쇠한 모습으로 변한건 어쩔수 없나 보다.

시간은 인간의 모습마져 이렇게 만드는것을...

 

구부정한 허리며, 말끔했던 얼굴에 핀 검버섯이며....

이게 노쇠하게 변해가는 모습이 아니던가.

 

같은 연령대의 보험사직원인 분과 집에서 소일하는 이 동장님과의 모습에서 더팔팔해 보인건

보험회사원인 ㅇ 씨다.

활동한단 것은 그 만큼 건강을 유지할수 있단 애기다.

 

오늘 함께 식사했으니,

뭔가 밀린 숙제를 한거 같아 후련하다.

줄건 주고 받을건 받아야 속이 풀리거든.

 

오늘따라 얼큰한 아구찜에 소주 한잔이 맛이 좋았다.

이열치열이라 하지 않았던가.

더운날,

얼큰한 맛도 그 나름대로의 맛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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