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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산천은 의구하되....

-오백년 도읍지를 필마로 돌아보니 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데없네.

어즈버 태평년월이 꿈이련가 하노라.

고려말년의 학자 길재가 고려가 망하곤 벼슬을 버리고 학문을 익히던중 고려의 수도 송도를

돌아보니 그 날던 인걸들은 사라지곤 없는것에 대한 허무함을 읋은 시다.

 

길재의 심정으로,

고향을 찾으면 늘 그런맘이 든다.

산천은 그대로 인데 왜 인걸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고인이 되었고, 따론 성공적인 삶을 위해 타향으로 나가서 돌아오지 않은 사람들.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예전의 길들을 따라 걷곤한다.

-큰 소나무가 떡 버티어 선 큰 동산.

우린 가끔 거기가 우리들 놀이터 인양 모이곤 하였지.

진남이와 안석이, 태선이와 화섭이.

향이와 숙이, 복이와 정이, 등등....

사춘기 시절의 얼굴들로 크로즈업되어 나타나지만......

만날수 없는 친구도 많다.

 

그때,

바로 옆집 하동양반댁을 갔다.

늘 잡초만 무성한 마당엔 휑뎅그러한 가와지붕의 집.

50여년전만해도 우리동네의 빵빵했던 부잣집.

늘 소란스럽고 일군들 부리던 하동양반의 목소리를 들을수 없다.

부자는 망해도 3대는 산다했거늘.....

2대도 못가고 폭삭 망해버린 그 집.

멀쩡한 가산을 탕진함서 전국을 배회하던 태석이가 죽음으로 마감되고 세컨드의 소생들.

옛 명성을 되찾으려 안간힘을 쳐 보지만 어려운가 보다.

그날 찾아간 그날 공교롭게도 세컨드의 첫째 준석이를 조우했다.

하동양반의 기대를 한몸에 안고서 자랐던 준석이.

하동양반의 죽음은 모든게 풍지박산으로 변해버리고 말았다.

-박박깍은 머리며 후줄근한 작업복차람의 준석.

'형님, 참으로 오랫만이요 나 오늘 우리밭에 나무를 심었어요 집도 이젠 손도 볼려구요'

'그럼 귀향해서 살건가?'

'그건 아직 모르겠어요'

 

준석이가 귀향해 산들 전의 명성은 찾지 못할듯..

재산이 없는 마당에 무슨 명성을 찾을건가.

 

집은 바로 예전의 모습대로 남아서 추억을 돌아보게 한다

바로 저 옆방,

향이와 둘이서 애기를 나누다가 하동양반을 만나 얼마나 민망했던지..

둘 사인 아무런 것도 아닌데 왜 죄지은 사람처럼 얼굴이 붉어졌는지...

그 순간을 생각하면 지금도 얼굴이 화끈거린다.

아버지와 둘도 없는 친구사이인 하동양반이라 더욱 그런거 아닌지.......

한때,

그렇게도 내 가슴에 새겨졌던 향이.

지금은 어딘가로 숨어버려 만날수도 없다.

그래서 더 보고픈지도 모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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