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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이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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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1999-11-30)   즐겨찾기(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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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한 평

어떤 욕심 많은 농부 하나가 천사를 만나는 행운을 얻었다.

천사는 농부에게 말하였다.

"특별히 당신에게 소원 한 가지를 들어주라는 주님의 분부시오.  당신이 하루 동안 달릴 수 있는 크기 만큼의 땅을 당신에게 주도록 하겠소."

농부는 망설일 이유가 없다는 것을 알고 당장에 자기 말 중에서 가장 빠른 말 한 필을 꺼내왔다.  그리고는 천사에게 감사하는 것도 잊은 채 바삐 말을 몰아 내달리기 시작하였다.

그는 가능한 한 크게 원을 그리고 돌아와야 했다.  천사는 그가 해지기 전까지 돌고 오는 땅을 주기로 약속했기 때문이었다.

농부는 있는 힘을 다해 말을 몰았다.  그의 온몸은 곧 땀에 흠뻑 젖었다.  말이 땀에 젖은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는 일이었다.  그는 쉴 여유라곤 없었다.  그가 잠시라도 쉬면 쉰 그만큼 그가 차지할 땅이 적어질 것이기 때문이었다.

마침내 그는 해가 다 질 무렵이 되어 처음 천사와 만났던 그 자리로 돌아왔다.  그는 너무나도 크게 원을 그려 달리다보니 거의 제시간에 맞추어 돌아오지 못할 뻔하였다.  그렇지만 그는 매우 정확한 사람이었으므로 정확하게 제시간에 대어 약속한 그 자리로 돌아올 수가 있었다.

천사는 농부를 맞으며 이렇게 선언하였다.

"자, 이제 오늘 당신이 돌아온 이 땅은 당신의 것이오."

그렇지만 다음 순간, 농부는 숨을 몰아쉬며 그 자리에 털썩 쓰러져버렸다.  그리고 뒤이어 그의 말도 쓰러졌다.  농부와 말은 조금도 쉬지 않고 달리다가 그만 기진맥진해 버렸던 것이다.

죽은 농부는 사람들에 의해 매장되었다.  그리하여 그가 마지막으로 차지한 땅은 고작 한 평에 불과한 것이었다.

                                                                                  - 러시아 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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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written location : KOREA Samhwa 정회원 달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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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9-02 20: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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