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이렇게 생각이 나지

EVEY
연관내용 : 일반 고민

고민은 아니에요.

비가 와서 그런 것도 아니구요.

주절주절 글을 쓰고 싶지만

비공개로 하고 싶진 않고

그렇지만 공개로 하고 싶지도 않아서

익게에 씁니다.

볼 사람은 보고, 안 볼 사람은 안 보는 공간이죠.

 

난 싸이를 잘 하진 않지만

(안 하는 편에 속합니다.. 사진 보관용이거든요..)

생각이 나서 들어가보게 됐습니다.

 

올해는 처음 로긴한거고

작년엔 언제 마지막으로 들어갔나 모르겠네요.. 여튼 그 정도에요.

 

먼저는 제대로된 첫 짝사랑을 검색해 봤어요.

요샌 다들 비공개로 전환해서 사람검색으론 검색이 안 되니

아직 싸이를 할 만한 사람(사교성이 좋은 사람)을 검색해서 게시판을 좀 뒤적여보니 그 사람이 쓴 글이 있더라구요.

싸이를 없앴을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눌러보니 연결이 되었습니다.

5~6년 전 제가 쓴 글도 있더군요.

정말 좋아했지만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 더 커서 표현 한 적 없던 그 시절..ㅎㅎ

그 땐 그랬지 하며 그 시절 떠올리다가

좀 더 전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갔습니다.

둘도 없는 단짝이었고,

너무나도 좋아하던 친구였는데

어긋나버려 지금까지도 남이 된 친구의 싸이를 찾았습니다.

 

오래전이에요.

제가 학창시절 때니까.. 거의 뭐 10~15년 정도는 되었겠네요.

정확히 세 보고 싶진 않아요. 좋은 일도 아닌데.

그 친구는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면서 저한테는 점점 불만이 생겼던 것 같아요.

얘기를 제대로 못 해봤으니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는데..

어쨌든 전 그 무리에서 나오게 되었습니다. 자의 반 타의 반..

요새 뉴스에서 떠드는 학교폭력의 정도까진 아니어도 심한 따돌림이었죠.

다음 날 제출해야 해서 밤새 완성하고 사물함에 넣어둔 과제가 없어진다든지..

책상에 잔뜩 칼로 그어놓고 왁스 발라 놓는다든지..

그 땐 참 학교에 가기 싫었네요.

원래는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이었던지라 더 힘들었어요.

다른 친구는 몰라도 그 친구만큼은.. 원망스럽기도 하고.. 이렇게 될 수 밖에 없었던 게 안타깝기도 하고..

가끔씩 그 친구 생각이 나요 아직도.

아마 그 당시에 마무리를 제대로 못 짓고 서로 마주치는 걸 회피 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자이가닉 효과 같은 것일까요?

아마 그럴 것 같다 싶어요.

지금도 바라는 건 그 친구하고 그 당시 얘기를 하는 거거든요.

정말 그게 중요한게 아니란 건 알아요.

 

그런데 뭐랄까

치유가 되더라도

한 번 데인 사람은 제대로 치료 받지 못하면 후유증이 있죠.

그게 계속 일정 시간을 두고 반복되는 거죠.

저 같은 경우 이젠 어디 사는지도 모르니 싸이월드나 가끔 들어가보는 거죠.

지금은 저도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기 때문에 그 친구 생각이 거의 안 나는 편임에도.. 오늘은 나네요.

이렇게 점점 그 친구 생각 나는 시기적인 텀이 길어지겠죠.

그렇다고 잊혀지진 않을 것 같지만..

 

그럼 왜 여태 얘기 한 번 안 해봤냐.. 이러실지 모르겠는데

몇 년 전에 싸이월드 통해서 연락을 해봤습니다.

전화번호를 알려주기에 반가운 마음에 전화했지만 영 어색해해서

메일로 연락해도 되겠냐.. 괜찮다기에 메일로 제 마음을 전했습니다.

그 당시 무슨 일이 있어서 내가 너와 그렇게 멀어지게 된 것인지 모르겠고 아직도 그 때 일이 잊혀지지 않는다구요.

이제라도 잘 지냈으면 좋겠다구요.

 

그런데 그 친구는 그렇게 말하더군요.

시간이 많이 지나서 그 때 일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너에게 큰 상처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참으로 허무하고.. 욕심일지 모르겠지만 그 친구에게 서운했습니다.

미안하다는 말도 없었어요.. '상처'라는 표현도 아니었습니다. 기억은 잘 안 나지만.. 상처라는 단어보다 더.. 객관적인.. 무미건조한 말이었네요.

 

나라면, 전학 온 자신에게 따뜻하게 대해준 건 너뿐이라 고맙다고 말했던 사람이라면,

괴로워하는 것을 보면서, 그 일에 자신도 가담했는데..

시간이 많이 지나 기억하지 못한다고는 말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제가 그 친구에게 얼마나 의미 없었는지 알 수 있었어요.

 

복잡하네요. 지금 제 마음이.

기억을 못 할리가 없다고 여태 생각했는데

어쩜 정말 기억을 못 하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ㅎ

의미의 경중에 따라 기억에 남기도 하고 잊혀지기도 하니까요.

 

그 때 이러이러한 상황이었다.. 나도 참 안타까웠다. 미안했다.. 미안하다.. 이런 말을 원했던 거였거든요.

아마 이 트라우마는 없어지지 않을거에요.

저 말을 들어야만 해소되는 트라우마인데..

당사자는 기억을 못 한다고 하니까 그런 말을 할 일이 없겠죠.

저도 다시 연락하고 싶진 않아요. 먼저 연락이 온다면 모를까..

하지만 잘 알죠.

그 친구가 연락할 일은 없다는 거.

 

 

나는 참 남부럽지 않게 살고 있는데..

이렇게 때때로 과거의 어둠 속에서 헤매고 있어요. 참 웃기는 일이에요 ㅎㅎ

 

근데...

욕은 하지 말아요.

내가 왜 이걸 주절 주절 쓰고 있나 생각해보니까

다친 고양이가 자기 몸 핥듯

나도 나아보려고 여태 애 쓰고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HAPPY
2012-06-30 23:46:41

토닥토닥. 많이.. 많이 안아주고 싶어요. 그러지 못하니까 글로만이라도 토닥토닥. 그래도 어쨌거나 웃으며 생활하고 있어서 다행이예요. 그리고.. 나름 그것들을 안으려고 용감하게 먼저 손 내민 것도 예뻐요. 할만큼 한거예요. 그러니까.. 괜찮아요. 톡톡튀는 레모네이드 한잔 마시면 세상이 조금 더 달라보일 거예요.
두루뭉수리
2012-07-23 01:56:45

많이 힘들겠어요. 저도 그런 기억이 있거든요. 그 친구가 했던 말 하나하나가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문득문득 떠오르는 걸 보면 그 당시 제가 무시못할 상처를 많이 받았고 아직도 치유되지 않았구나 하구... 저도 아직 그 상처를 치유하지 못했지만 그쪽 얘기를 들으니 그냥 제 과거 일이 생각나서요. 그치만 어쩌겠어요. 과거를 다시 돌릴수도 없고. 그냥 지금 현재의 이 삶에 더욱 매진하면서 행복한 일을 만들어간다면 훗날 행복했던 일만 떠오르지 않을까요? 제 경험상 과거의 힘들었던 기억은... 현재가 불만족해서 더 떠오르더라구요. 이제부터라도 웃을 일을 만들어보는게 어떨까요? 저도 그럴라구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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