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생인데요..수능이고 뭐고 혼란스러워요ㅠㅠ
그냥 1년 날려서 슬프기도 하고 가치관이 혼란스럽기도 해서 써봅니다..
모두가 그렇겠지만 전 제가 재수까지하는데 이렇게 될 줄 몰랐어요
작년에 이맘때쯤 재수실패수기 보면서 난 이러지 말아야지 이랬었는데 그 수순을 똑같이 밟고 여기까지 왔네요
참 무섭네요..하하..ㅠㅠㅠㅠㅠ
암튼..전
작년 고3때 저는 일반고등학교에서 나름 중상위권이던 학생이었어요.. (그래봤자 공부못하는축이지만;;;)
나름 열심히하다가 셤 2주전쯤 갑자기 재수열풍이 불면서 공부에 손을 놓게 됐어요..
그리고 수능이틀전엔 엄마랑 미친듯이..정말 미친듯이 싸웠구요..서로...
대화가 안되다보니 쌓인게 폭팔했었던듯해요.....
재수문제로 싸운건 아니고.........여러가지 복합적으로 싸웠어요..
그리고 어쨌든 수능은 망했고요... 재수를 하게 됐어요
결국 저번주목욜날 엄마랑 또 미친듯이..싸웠네요..귀때기맞고..소리지르고 서로..
1년간 안싸웠거든요 한번도..그러다가 결국 목욜날 엄마가 저에게 의심하는어조로 막 시비를거시는거에요
화내면 저만 손해니까 최대한 아무렇지 않게 잘..말하려고 했는데....자꾸 다그치고 의심하시는거에요..
(상황이 복잡해서 ㅠㅠ 여기까지만 말하자면 ..)
그러다가
결국 학원얘기,(사실 다니고 싶었는데 비싸서 못다녔어요.. 나라고 집에서 하고싶어서 했냐고..막 이럤어요..집에 치매할아버지랑 같이 사는데 수발들며 공부하는거....ㅡㅡ; 정말 힘들었거든요..제가 24시간 식사수발,잔심부름 함..ㅠㅠㅠ)
내 상황얘기,..그런거 다 얘기하면서 소리지르고 엄청..엄청 울었어요
아직도 마음이 아프네요..교회도 열심히 다니고 기도도 열심히 했는데..잘지내려고 했는데..
결국 이렇게 또 작년처럼.... 수능얼마 앞두고 심하게 싸웠네요
단지 싸운게 문제가 아니라요,,,ㅠㅠ실은..
제가 사는 이유랄까 이런게 많이 흔들려서 아예 공부를 놓고 생각만 하게 됐어요
(..제가 살아왔던 삶에 회의감이 들고..바보같이..시키는대로만 자란것 같아서요.그러고보니 현실도피 같기도하네요 쩝...)
저는 보수적인 부모님 밑에서 자라서
일찍일찍 들어오고(8시...되면 전화엄청하심....)
항상 단정하고 깔끔하고..이래야 했거든요 공부도 어느정도 하고 교회도 착실히 다니고
이런...거요 근데
다 흔들리는거에요 제 꿈이랑 제 가치관 이런게 다요..누구를 위해서 이렇게 정했는지
나인지? 아니면 엄마아빠가 나를 관리하기 편하게 하려고 그렇게 한건지... 단지 엄마랑 싸워서 삐졌다?
이게아니라.... 내가 여태껏 바르다고 생각하고 살아왔던게 다 틀렸던거 같고
문란하게 까진 아니지만, 어느정도 즐기고 살아야하는게 옳은것 같고
교회에 얽매여있던게 (신은 믿어요,기도하는것도 좋고요.근데....휴)
하나씩 풀려지면서 막 살고 싶어지는거에요 이렇든 저렇든...내 삶을 포기한게 아니라
자유롭게 규제받지않고 ㅠㅠㅠ 친한친구들처럼요 걔네는 공부는 좀 못하지만
즐길거 다 즐기면서 잘살거든요..성형도 했는데 잘되서 예쁘고 재밌게 잘살아요,
걔네에 비하면
전 고지식하고 애늙은이 느낌?...순수하다고도 하는데 ㅡㅡ; 거기까진 아니고... 암튼
전 규율에 얽매여서 ㅠㅠ 성형도하지말라 정숙하라 이런것들 생각하면서 살았거든요
여태 20년간요..
근데 엄마랑 싸우고 나서 제 가치관도 다 흔들리는거에요 엄마가 옳다고 했던것들이
정작 나랑은 무슨상관인지....본인들은 나이 많이 드시니까 정숙하고 그런거 챙기시지만
다들 젊을땐 즐기고 ..ㅋㅋ그런건데........(아빠가 -.- 쫌 많이..잘생기셨는데요,(아빠일하는데 유치원원장?막 이런 유부녀들 들이댐) 암튼 그래서 그런지 엄청 노신거 같애요.근데
본인이 그렇게 노셔서 그런지 저는 정숙하고 바르게 자라라고 하는것 같은데 전 억울해요.문란하게 살겠다
여기까진 아닌데 너무 심하게 억압하니까 지금 사춘기폭팔인지 원..,,두서없이 막썼네요 ㅋㅋㅋ악..창피하다
이거 익명맞죠?....
요약하니까. 공부도 제대로 안하다가,할아버지 치매 병수발 들다가, 스트레스폭팔로 컴터에 입문,,,,거기다가
얼마전 싸운엄마때문에 가치관...에 혼란이 생기고 꿈도 흔들리고 어떻게 살아야할지 불안하다..
이거네요...쓸데없이 길게써서 죄송하네요 보실지안보실지 모르지만.,,,
인생선배님들......ㅠㅠㅠ
질타 부탁드려요..ㅠㅠ 위로?충고도 감사하구요..(위로받을 자격도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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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아가씨2010-11-15 21:3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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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어떡하나 우리 학생~
유종의 미를 생각해야 할 시기에 큰 고민이 빵하고 터져 버렸군요.
학생의 이야길 듣다보니 제 학창시절이 또 자연스레 떠오르는군요.
아마 대부분 비슷한 일들 겪지 않을까 싶어요.
공부하기는 힘들고 부모님들은 들볶고....
내가 뭘 위해 이러는가 싶고 그쵸?
흠, 우선 학생이 힘들어하는 걸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옆에 있음 등이라도 토닥여 주겠지만, 옆에 없으니 말로라도 토닥일 수 밖에..
제가 할 말의 결론부터 하자면,
원래 그 시기가 힘들다는 겁니다.
하지만 앞으로의 인생의 방향이 달린 중요한 시기이기도 하지요.
그러니 얼마 남지 않은 수능을 또 작년처럼 망치지 않게
마음 단단히 먹고 준비하라고 말해주고 싶네요.
지금 하는 고민은 앞으로 주욱 하게 될 거랍니다.
엄마랑 싸운 거는 싸운거고, 마음이 힘든 거는 힘든거고,
시험은 시험이죠.
아, 이렇게 말하지만 저 같아도 잘 안될 것 같긴 해요.
하지만 그 수밖엔 없는 게 사실이기도 하답니다.
제가 보기엔 학생이 시험을 앞두고 무척 초조해 하는 듯 해 보여요.
가뜩이나 재수생이라 집에도 눈치가 보이고
올해는 잘 쳤으면 좋겠는데 집안 분위기는 힘들고 하는 가운데
엄마랑 또 다투기까지 했으니 어련할까요.
수능까지 얼마나 남았는지 모르겠으나
머릿속에 자꾸 쓸데없는 생각이 들때마다 마음을 다잡아 보세요.
고민들아, 시험 끝나면 보자.
그때 상대해줄게. 이 언니 바쁘거든?
그러면서 심호흡을 크게 하는 연습을 하세요.
마음이 안정이 되어야 하는 일도 잘 되거든요.
기분이 우울하고 엄마랑 싸운건 빨리 잊으세요.
잘 치든 못 치든 일년동안 고생하신 거잖아요.
그럼 그 시험만큼은 최선을 다해 쳐 보셔야죠.
결과는 이후에 다시 생각하고 그때 다시 인생의 향방을 결정하는 것도
나쁘진 않을거에요.
그러니 남은 시간 마무리 잘해 놓고,
가급적 초조함은 버리고,
결전의 때를 기다려 그날이 무사히 지나가면,
그때 다시 한번 글을 올려주시면
지금처럼 다가오는 시험에 최선을 다하라는 대답말고
다른 답변을 올릴게요.
실은 그걸 올리려고 했는데 너무 길어질꺼 같아서.
제가 원래 잡설이 길거든요 ㅎㅎㅎ
그럼 학생, 시험 잘 치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