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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래니
비밀이지 않은 비밀들의 행렬
어이없다 4일만에

4일동안 내가 뭘 해봤다고 자신과 맞네 안맞네 하면서

그만 출근하라고 할수 있는것일까?


아직 아무것도 한것이 없다. 이제 사람들과 인사하고


이제 이름 조금 익히고 출근패턴에 익숙해지려하고


본사 팀장과 미팅을 했을뿐이다.


오자마자 마케팅이 아닌온라인쪽으로 가라고 하더니


파주가 아닌 본사로 보내네 마네 얘기하더니


기껏 내린 결론이 출근하지말란다.


이유가 뭐냐고 물어보니 어이없는 이야기를 한다.


그런거는 면접때 이미 물어봐서 대답했는데


왜 그때 말 안하고 3주나 기다리게 해놓고


출근하고 4일이나 지난후에 그게 문제라고 말하는건데


그럴거면 처음부터 뽑지를 말았어야 하는거잖아.


너무 어이가 없고 황당했지만 그때는 화도 나지 않고 억울하지도 않고


아무말도 안나오고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다.


도망치듯 외근 나가는 마케팅부 사람들을 지켜보다가


그날 아침 꺼내놓은 머그컵을 머쓱하니 도로 가방에 챙겨 넣었다.


그리고 출근 둘째날 받았던 책 중 2권을 챙겨 가방에 넣고


퇴근시간이 1시간 남았지만 그대로 가방을 들고 나왔다.


할것도 없고, 할것도 없는 회사 남아있는거 빨리 나가란 식으로


외근나가버리는 그들이 원하는대로 해주지.


40명이 넘게 있는회사에서 아무도 내가 가는데


&어디가요?&라고 묻지 않았다. 그만둬서 나가는건가 하던가


아니면 외근나가는줄 알았나보다.


어쨌든 한시간 일찍 나와서 파주를 좀 방황하고 걷다가


친구를 만나 영화를 보았다.


그리고 청계천을 좀 걷다가


쌓인 피곤을 못이기고 잠들었다.


일단은 이력서를 넣을 생각은 없다.


좀 쉬고싶다.


충분히 놀긴했지만 무작정 손놓고 노는 날들이


휴식기간은 아니었다.


좀 쉬어야 할것 같다. 쉬면서 과연 내가 이 길로 가는것이


맞는것일지 곰곰히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


 


친구와 청계천을 걸으며


&우리나라 사람들은 참신기해. 어떻게 4~5시간 자고 일하면서 생화하는거지?&라는 질문에


&예전엔 빛이 없었잖아. 해가 있는동안 일하려다 보니 일찍일어나는 습관은 그대로 인데, 밤이 어둡지 않으니 계속 깨어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드나봐.&


라고 대답했다.


스킨으로 쓰고 있는 그림에 있는글귀


고등학교 2학년때 썼던 글인데


 


&흔히 우리는 어둠을 악으로 보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뜨거운 태양아래 일할수 밖에 없는 우리를 안식으로 인도하는 것은


어둠뿐이다. 실로 악은 태양일뿐이다&


 


그때 어쩌다 생각한거였는데, 역시 맞는말인것 같다.


우리는밝으면 깨어있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는것 같은데,


빛으로 가득한 거리때문에 사람들은 더욱 깨어있고 휴식이 짧아지는것도 같다. 새벽에도 방에 형과등 하나만 켜둬도 어두운줄 모르고 계속 깨어있게되니말이다.


 


뭐.. 어쨌든..어이가 없지만.. 이미 떠나버린 화살인데 어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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