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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래니
비밀이지 않은 비밀들의 행렬
삭제

삭제당했다.

 

이틀 정도 열심히 곱씹고 되뇌이고 생각하던 그 후기를

 

일하는 틈틈이 짬짬이 썼는데,

 

한 순간의 클릭으로 사라졌다.

 

내가 실수로 게시글 지우기를 한거면 내가 바보니 누구를 탓하랴 하겠지만,

 

카페지기란 사람이 무통보 삭제를 해버리니 뭐라 할까.

 

말로는 스포일러성이 있어서 자신들은 읽었으니 삭제했다고 말하는데,

 

삭제한 후에 내 게시글 어디갔냐는 내 물음에 대한 짧은 답변으로 몇줄 적어놓는게

 

아니라, 삭제 전에 스포일러성 게시글을 수정해달라고 요쳥하거나,

 

아니면 자진삭제 해달라고 해야 할것 아닌가.

 

그것도 아니면 이런 저런 사유로 삭제가 부득이하게 되었음을 양해부탁드립니다.

 

이런 말을 해야 하는것 아닌가.

 

솔직히 내 글에서 스포일러성이 굉장히 많았고, 그 공연을 보기 전에 카페를 먼저 찾는

 

사람들도 있어서 삭제를 할 수 밖에 없는건 이해가 된다.

 

기분이 나쁜건, 단지 무통보 삭제라는 점이다.

 

직접 창작극을 하는 사람이고, 작가겸, 연출겸, 대표면 그정도는 알것 아닌가.

 

작가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성의가 있건 없건간에 상대방의 게시글을 지우는건 말도 안된다.

 

그건 그 카페지기의 글이 아니라 글을 쓴 당사자의 글 아닌가.

 

그래도 좋은게 좋은거라고 그런건 미리 양해를 구하고 삭제하던지 했어야 하는거 아니냐

 

이런식의 댓글을 좋게 좋게 남기고 넘어가려고 했다.

 

그런데 또 삭제했다.

 

이번엔 내 글이 아니라 스포일러성이 전혀 없는 공연동행의 후기였다.

 

동행과 나는 연극의 전체적인 흐름이나 내용, 장면, 배우의 성량, 연기 등에 대해서도

 

가차없이 비판하고 장단점을 지적했다.

 

물론 나는 단점지적이 더 많다는걸 안다.

 

하지만 내 동행의 글은 그런게 아니었는데, 내가 무통보 삭제 하지 말라고 하지 말라고

 

좋게 말한지 하루도 안되서, 동행의 글도 무통보 삭제해버렸다.

 

그래서 그 연출의 의도는 자기한테 싫은 소리 하는게 꼴보기 싫다. 라는것으로밖에

 

결론이 안난다.

 

그저 나는 소귀에 경읽기니 소한테 뭐하러 천자문을 읽어주냐

 

이러면서 넘어가지만, 게시글 삭제당한 동행은

 

따로 저장해둔 저장본도 없어 더 화가 나 있다.

 

결국 연출에게 기분 나쁘다는 글을 공개적으로 올리고

 

탈퇴했는데, 일단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그 게시글도 지워지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이 동행의 글이 다시 지워진다고 해도 자신이 게시글 삭제당한 일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분이 풀리는것도 아니라 동행은 나와 함께 활동하는 동호회에 그 글을 미리 퍼놨다.

 

근데 뭐랄까. 예상대로 아니나 다를까...

 

그냥 '그저 웃지요.'라고 할까. 동호회 지인은 그냥 기분나빠도 어쩌겠냐, 시원한 맥주한잔

 

하고 니가 잊어버려라. 이런 댓글뿐..

 

에효, 진짜 소귀의 경읽기는 정말 소용없는 헛짓이구나 다시한번 느낀다.

 

그래도 창작극이라는 이름으로 흥하던 망하던 고집스럽게 가던 극단이 좋았는데,

 

그 고집이 아집이 되고 이런식으로 나타나다니..

 

좋은 극단 하나 발견했다고 좋아했는데, 역시 기대할게 못되는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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