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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추운 날에도 따뜻한 집이 있어서 감사.
고1때까지 푸세식 화장실이 있는 집에서 살았다.
집이 허름한 정도가 심해서,
동생과 장난치다가 벽에 한번 부딪히면..
벽에서 벽 무너져 내리는 소리가 났다.
벽지 뒤로 시멘트들이 조각조각 떨어져 나가는 소리.
따뜻한 물이 안나와서 겨울엔 물을 끓여 씼었다.
초딩때는 연탄 썼었는데 굉장히 재미있었던 것 같다.
지금은 북향의 빌라이지만.
예전보다 평수도 커지고 더 따뜻하지만.
그 집은 재미있었어.
지금 이 곳에서도 굉장히 즐겁게 잘 보내고 있는데도.
가끔은 그 때가 그립다.
여름엔 불편할 게 없는 집이였으니까.
마당에 돗자리 펴고 늘어지게 누워 있기도 하고.
동생이랑 물놀이 하기도 했고.
맨발로 부모님방까지 질주해서 혼나기도 했지만.
쥐도 있고 고양이도 다니는 곳이였지만.
담이 허술해서 빨래 널어 놓은 걸 훔쳐가는 사람도 있었고.
나와 내 동생은.
그러한 집이든.
지금의 이 집이든.
항상 불편함 없이 지냈던 것 같다.
상황에 맞게 우리의 즐거움을 찾아내고,
어느 곳에서든 우리만의 행복을 심어두었던 것 같다.
지금에야 드는 생각이 있다.
언제 어디서 무슨 삶을 살던,
그 삶을 즐겁게 만드는 것과,
그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은.
우리의 마음에 달려 있다는 것.
감사할 줄 알면,
감사한 일이 생기는 법.
더 높은 곳을 바라보면서도 현실에 만족하고 자족할 줄 아는 사람.
가지면서 더 갖고 싶어 행복하지 않았던 적은 있었어도.
가난해서 불행했던 적은 없었다.
그런데 노트북이 갖고 싶어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