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종일 내내 정말 계속해서 환청이 들렸다.

뾱뾱뾱..

뾱뾱이 소리가 자꾸 귀에서 맴돌아 흠칫흠칫 놀랐다.

아니,

모든 소리가 뾱뾱이 소리로 들려서 아팠다.

이게 무슨 말도 안되는 상황이란말인가.

사람이 죽어도 꿈쩍도 안하던 내가,

고작 병아리 때문에 이렇게 아프다니.

뭔가 상태가 안좋은가보다.

뭔가.

힘들다.

죽을 걸 알면서 데려왔기 때문에,

더 신경썼기 때문에.

더 깊숙히 마음에 남은건가.

정말로 아프다.

누구하나 묻어주지 못하고 내가 올때까지 방치해 두다니.

내일 묻어주러 가야겠다.

나를 졸졸 따라오던 모습이 자꾸 생각난다.

새벽에 춥다고 울면 일어나서 따뜻하게 해주고,

또 울면 또 따뜻하게 해주고.

정말 요 몇일 뜬눈으로 밤을 지새고.

하루종일 뾱뾱이에게 붙어 있었더니.

자식잃은 어미의 마음이 되어버린건가.

대체 이게 뭐지.

생명에 대한 아픔인가.

병아리에 대한 아픔인가.

구별할 수 없다.

죽음에 대한 아픔인지.

병아리에 대한 아픔인지.

병아리를 통해서 삶 자체를 보고,

죽음 자체를 인식하게 됐다.

나 대체 뭐지.

이거 내 감정 맞는걸까.

이렇게 심각할 수 있는걸까.

그때에도 이 상태였다면,

난 살아있을 수 없었겠지.

당신의 죽음을 분명 내탓으로 여기고 힘들어했을거야.

이 감정이,

이 상태가.

지금이여서 다행이다.

아무리 작은 생명이라도,

죽음을 보는 것은..

참으로 아프다.

윽.

이제 정말 다시는 키우지 않을거다.

닭고기를 먹는 건 쉬운 일이면서도,

이렇게 키우다 죽는 것은 이토록 아플까.

죽을지 알면서 지켜보는 이 마음.

잊지 말자.

오늘 내가 배운 아픔과 상처를 잊지 말자.

이 아픔과 상처는,

정말로 내 평생에 경험할 수 없는 것이였음을.

잊지말자.

내겐 상처와 아픔도 소중하니까.

절대로 잊지 말자.

자식을 향한 부모의 마음을,

뾱뾱이에게서 배울줄이야.

정말 기가막힌 일이지만.

고맙고 감사했어.

함께한 짧은 그 시간.

너를 통해 배운 생명의 존엄과 존중.

절대로 잊지 않을게.

아,

진짜 대박 이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