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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망설이던 일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것이 제3자인 나에게 무척 큰 짐이 될 것임을 알면서도,
결국엔 끼어들었다.
A와B와C.
한쪽의 얘기를 들으면서, 또 다른 한쪽의 얘기도 들었다.
그러나 한쪽의 얘기가 너무 적어서, 상대적으로 방대한 얘기를 한 그쪽의 말을 듣고..
어느새 나도 그 말에 동조가 되어버렸다.
그러지 않기 위해 노력했었나?
그것도 모르겠다.
난 잘난척을 한 것이다.
그 상황을 해결할 수 있다고 말이지.
아니,
그건 아니다.
난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누구보다도 잘 알기 때문에,
이 일에 끼어드는 것을 망설였고.
피하고 싶었다.
그러나 이미 한 쪽의 얘기를 듣게 된 이상,
그 아이의 죽을 것 같은 표정을 본 이상.
이 일에 끼어들지 않을 수 없었다.
분명 내게 짐이 되고 사슬이 되고 고통과 아픔이 될 것을 알면서도.
단 한가지.
나는 확실히 이겨내는 법을 안다는 것 하나만을 가지고.
어떻게 해서든 양쪽을 다 살려보겠다는 심정 하나로.
그리고 오늘,
다른 한쪽의 얘기를 더 들었다.
아,
내가 제일 나쁜놈이였구나.
내가 사이에 껴서,
제일 못난 짓 나쁜 짓을 했구나.
그것을 알았다.
함구하기를 원하던 녀석의 얘기를 다른 한쪽에게 해줬다.
그 한쪽이 이미 다 알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고,
녀석과 만났다는 얘기 자체를 숨기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늘 한가지 더 안 사실은.
나는 녀석을 엄청나게 신뢰했다는 것과,
그랬기에 그 한쪽을 살리기 위해 녀석에게 상처를 입혔다는 것.
아.
신뢰를 잃고,
사람을 잃을수도 있겠구나.
내가 정말 나빴구나.
난,
녀석에게 얼마나 사과해야하는 거지.
분명,
날 최후의 보루라 여기고 말했을 것이 분명한데.
난 그걸 깨뜨린거다.
내가 나빴어.
역시 끼어들지 말았어야 했어.
계속되는 후회와 자책.
내가 끼어드나 안드나 상황이 변할게 없다.
당사자들끼리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니까.
다만 난 그 사이에서 서로의 고리 역할을 한거다.
아프다.
모든 진실을 알게 될 때의 그 고통이 이렇게 큰건가.
심하게 아프다.
널 상처입혔다는 것이 제일 아프다.
상황이 어떻게 되든,
겸허히 받아드리기로 했다.
아,
하필 오늘 그 얘기를 했나.
진작에 해줬어야 할 이야기를.
변하는게 있다는 것을,
네가 그 얘기를 좀 더 일찍 얘기했다면.
조금 더 여러가지가 변할 수 있었다는 것을.
이제 말해봐야 무슨 소용일까.
또. 다시.
여러가지를 배웠다.
신뢰를 잃어가면서 배웠어야 할 것은 아니였겠지만.
매번 이렇게 엉망이 되어야지만 배우는게 싫지만.
이 상처들이 싫지만.
분명 더 중요한 것들을 배운것 같아.
그래도 진짜 아프구나.
이것까지 다 내 삶이고,
나라는 사실.
잊지 않겠다.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다 회개해야할 부분이네.
나 또 너무 어리석었어.
나 또 엉망이었어.
하.
분명 녀석에겐 충격이고 상처지만,
이미 다 지난 일이라.
날 나쁘게 보지 않는 다는 게,
더 날 아프게 하는 것 같네.
그래도 확실히 점점 살아갈 틀이 잡힌다.
꼭 이렇게 엉망이고 아파야겠나 싶지만.
후.
다시 쉬어야겠다.
많은 것을 배우기 위해,
나는 수없이 아파왔고 또 아프다.
그건 아마 내가 심각하게 엉망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엉망인 부분 하나하나를 다 고쳐가는 과정인걸까.
또 울고 싶지만,
그냥 잘테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