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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힘빠지고 의욕 없는 얘기를 들었다.
아침부터 내 생각과 내 의지가 부정당했다.
엄마와의 의견 차이는 어쩔 수 없다.
내가 더 인내하거나, 엄마의 견고한 틀이 깨지거나.
엄마가 원하는 사람이 되면,
난 정말 꼭두각시 인형일 뿐인걸?
난 그런 바보는 되고 싶지 않아.
평범한 걸 원하지도 않아.
난, 나만의 것들로 가득 채우고 싶어.
엄마가 조금만 더 다양한 것들을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으로 받아 들였으면 좋겠어.
난 틀리지 않았어.
제발 나보고 틀렸다고 하지마.
별것도 아닌 걸 일일이 다 통제하려 하지마.
그건 엄마만 더 힘든 거라구.
세상이 어떻게 다 엄마의 기준에 맞추겠어.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는거지.
내가 그 상황일 때에는 그렇게 쉽게 말도 잘하드만.
엄마가 그 입장이 되니까 안되겠어?
난 투정도 안 부리고 3달이나 참았어.
그리고 그 사람의 잘못이 아니라,
내가 좀 더 어른스러웠다면, 좀 더 성장한 사람이었다면.
그것을 잘 헤쳐나갔을 거라고 생각했고.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묻지 않았어.
이해할 수 있는 부분들이니까.
근데 엄마는 오자마자 세상에,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기본이 없냐고 따지지.
화내고 울분을 토했어.
하지만 내겐 그냥 그런 사람이려니 하랬으면서.
그냥 웃어 넘기랬으면서 엄마는 불가능하잖아.
그러니 일일이 이런 일들을 다 비교하자면,
난 상처로 둘러 싸여져 살겠지.
이런 일이야 말로 웃어 넘길 일이지.
엄마가 하는 말의 90%가 부정이란 걸 스스로 알았으면 좋겠어.
그 밑에서 자라난 내가 긍정이기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았으면 좋겠어.
그리고 지금도 나는 보이지 않는 엄마와 싸우고 있다는 사실도 알았으면 좋겠어.
엄마를 사랑해.
싸우고 싶지 않아.
그래서 난 항상 인내를 터득하려고 해.
그냥 참는 게 아니라,
이해하고 받아드리면서 참아내는 거지.
그리고 결국 참을 만한 일로 받아드리는 거야.
싸우고 싶지 않아.
상처 입히고 싶지 않아.
그래서 내가 상처를 받는대도.
엄마가 살아온 고귀한 틀을,
더이상 깨뜨리고 싶지 않아.
이미 너무 많이 아팠겠지만 말야.
내가 나 같은 사람을 만났더라면,
그런 부모를 만났더라면.
사실 좀 더 밝았을거라 생각해.
좀 더 건강했을거야.
내 창의력을 끌어 내리지 않았을거고,
그걸 비웃지 않았을거야.
오히려 함께 했겠지.
어린 아이의 순수함을 짓밟지도 않았을거고,
오히려 더 신나게 놀았을거야.
만약 그랬더라면,
지금처럼 주눅들어 살지 않았을거고.
지금처럼 눈치보지 않고 살았더라면,
난 조금 더 많이,
그리고 조금 더 넓고 큰 시선을 가졌을거야.
그것은 더 큰 일들을 해내는 자원이 되었을거고.
수 많은 시간을 낭비하지 않아도 되었을거야.
나를 찾는 시간이나,
내가 살기위해 감내했던 시간들을 말이지.
직접적으로 얘기하지 못하고 여기에 써야만 하는 내 심정을 좀 알아줬으면 좋겠어.
언제쯤 엄마는 나를 받아드릴 수 있을까.
아직 못다한 얘기가 너무나 많은데.
엄마 생각과 기준에 반대되는 나는 어떻게 되는 걸까.
엄마가 이해할 수 없는 내 모습은
죽는 걸까?
받아드리지 않고 무시할까?
잘라내 버릴까?
슬프지 않아?
자식에게 신뢰받지 못하는 부모.
당신의 리액션에 대한 긍정이 없다는 사실.
무조건적으로 당신이 나를 내칠 거라는 생각밖에 할 수 없다는 사실.
엄마가 내게 어떻게 대했는지 알 수 있지 않아?
부정.
오로지 내 모든 생각을 부정.
아무리 기발해도,
내가하면 그저 그런 것.
동생이 하면 아무리 허접해도 기발한 일들.
이 심정을 알 수 있을까?
난 동생을 위해 존재하지 않아.
이것만큼은 정말 말하고 싶은데.
이것도 이해하지 못하잖아.
나는 돌연변이야.
엄마가 원하는 것처럼 평범해질 수 없단 말이야.
아마 부모님에겐 평생 말하지 못할거라 생각해.
그게 가장 외로운 점이고.
정말 많이 좋아졌는데도,
가장 근본적인 부분은 여전해서.
나도 여전히 외로워.
진실을 받아드리는 문은 꽉 닫혀 있는 것이 보여.
사실을 얘기할 때마다 말을 돌리는 걸 볼 수가 있어.
아,
받아드리기 싫구나.
싫은 소리가 되어 버렸구나.
그래도 나름 깨어있는 사람이니까.
마음에 새기고 있을 거라고 믿어.
엄마를 믿어.
엄마는 정말 교과서처럼 틀에박힌 사람이니까.
법조문처럼 틀에박혀 있으면서도 허술하니까.
엄마는 훌륭한 사람이야.
난 엄마처럼 절대 할 수 없다는 걸 알아.
그리고 나처럼 엄마도 할 수 없다는 걸 알아.
나는 돌연변이라,
나와 같은 돌연변이를 이해해.
이보다 더 엉망이고,
이보다 더 이해못할 상황에 있는 사람일지라도.
이해하려 애쓰고 이해하게 돼.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 기준에 어긋나는 사람을 가차없이 잘라내곤 하지.
난 그래서 수없이 잘려져 나갔고.
그게 나를 죽일 수도 있단 걸 알았지.
아마
나를 전부 얘기하면,
내가 그리 쉽게 산 건 아니라는 걸 이해하실거야.
아직도 여전히 나는 부모 밑에서 부족함 없이 잘 자랐다고 얘기하시는데.
이 얘길 꺼내면,
그리고 이해할 수 있다면.
내가 살아 있는 게 기적이란 걸 믿게 될거야.
부모가 볼 수 없는 공간에서,
내가 얼마나 살기 위해 발버둥쳤는지.
사는 것 자체가 죽는 것이였단 걸.
지금 내 길과 반대되는 삶을 살아왔고,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살아갈거야.
그럼에도 이 길을 가지 않을 수 없어.
언젠가 내가 살아온 것들 때문에,
내가 살아있다는 것 때문에.
죽게 되리라 생각해.
내 말과 행동이 달라서
파묻혀 죽겠지
그때가 될 때까지 나는 살아낼거야.
내가 틀리게 살아온 것이 아니라,
다르게 살아온 것이 이해받는다면.
죽지 않고 살아갈 수도 있을 테니까.
말과 행동이 다른게 아니야.
흑백으로 설명할 일이 아니라고.
그렇지만 그들을 위해 죽어야 한다면
난 기꺼이 그렇게 하겠어.
나 하나가 없어지므로 그들이 평안을 얻게 된다면,
수많은 분란에서 해방될 수 있다면,
난 기꺼이 그렇게 하겠지.
하지만 난 틀리지 않았어.
난 결코 나쁘지 않아.
그저 그렇게 태어났을 뿐이니까.
나도 평범해지려고 무수히 노력했는데,
안되더라.
목숨걸고 매달려봐도 안되더라.
돌연변이를 위한 돌연변이가 아닐까 싶어.
언제나 상처는
내 깊은 곳을 이끌어내
폭발적인 감성을 자아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