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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RT
하하



마치 나는 어려움 없이 커왔을 거라고
고난이라곤 해도 그리 힘든 것은 아니었을거라고

젊으니가 가능하다고
결혼 안했으니까 모른다고

편견을 가지고
잣대를 가지고
나를 가둔다

아니오
라고
분명하고 확실하게
이야기한다

난 끊임없이 죽으라 말하는 것들과 싸웠어요
어떻게든 살아남았어요
절대 쉽지 않았어요
남들에게 손가락질 당할까봐 두려워하고
그런 죄악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자신이 싫었고
그걸 왜 허락하셨나 원망하며 살았어요

난 쉽지 않았어요
대화할 사람이 하나도 없어서
힘들고 아파도 얘기를 들어줄 사람이 없어서
내 안에 담아둔 말을 한 마디도 꺼낼 수 없어서

울었습니다 수도 없이
기도했습니다 누구보다 처절하게

이 얘기를 하지 않는건
이젠 그 일들이 더이상 나를 괴롭히지 못하고
오히려 자양분이 되었으니까요

이젠 내게 힘든 적이 없는 것만 같아서요.



나이는 어리지만
제가 선뱁니다
제가 먼저 이 길을 걸었어요

제가 먼저 이 아무도 가지 않으려 하는 길을
이 좁은 길을
이 다른 길을
걸었단 말입니다



원치 않는 아이였을거에요
부끄러운 아이였을거에요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아 죽을 고비를 넘기고
냉동실 같은 추운 곳에서 지내기도 했어요
초등학교 때엔 물에 빠져 죽을 뻔했고
중학교 내내 가위에 눌리고 고통에 몸부림쳤죠
고등학교 때엔 조각나고 찢어진 가슴을 웃음으로 덧칠해 살았어요

웃는데 늘 외로웠습니다
웃는데 늘 울었습니다

엄마에게 인정받지 못했어요
엄마가 사랑해주지 않았어요
낙인을 찍고 내 얘기는 들어주지 않았어요

내가 선택하지 않은 것들 때문에
움츠러들고 좌절하고 미움받았어요

그런데 그 모든 것이 이젠 아프지 않게 되어서
이젠 충분히 사랑받고 있음을 알아서
이제는 뚫린 심장이 채워지고 넘쳐서
그런 것들이 중요하지 않게 되었으니까요

그래서 제 얘기를 하지 않는 겁니다

나는 웃으니까요
나는 행복하니까요
나는 살아남았으니까요
나는 사랑을 알았으니까요

그런데 올해는 유독
제얘길 하게 하십니다

잘못가는 그들에게
잘 모르는 그들에게
이젠 얘기할 때가 되었나보네요

확신합니다
이 길이 맞다고 자신합니다



내가 얼마나 울었는데요
내가 얼마나 악을 쓰고 뒹굴었는데요
내가 얼마나 많이 심장이 찢겼는데요

알면 그렇게 얘기 못하겠죠
더 심하고 더 힘든 일을 겪으셨으니
제 일이 작아보일지 모르겠지만

애초에 난 당신이 겪은
그 청춘의 시절이 없어요
나는 그 시절에 고난을 다 겪었고
당신은 늦게 겪은거죠

매도 먼저 맞는게 낫다고
그래서 내가 좀 더 선배인거에요

먼저 죽도록 힘들었으니까요



통화 할 때마다 저를 젊으니까
결혼 안해서 편하니까 혹은 모르니까
라고 하시지만

이 일에 있어선 그런게 다 변명이고 핑계죠
저랑 비슷하게 겪어도 다들 멋지게 성장했거든요
그들이 더 굳건했고 더 존경받는 인물들이었죠
그 어린 사람들이요

당신이 나이가 많으니 아무것도 못할 거라는
그런 편견어린 말을 한 적 있던가요?
저는 당신이 제가 걸어온 길을 따라 걷는다면
70이 되어서라도 무엇이든 하실 수 있을거라 믿어요


연륜이 있어서
저는 연륜이 없어서

그것도 핑계에요
연륜이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이렇게 만든 것 아닌가요

나는 젊어서 그런게 아니에요
연륜이 없어서 그런게 아니에요
그저 내가 믿는 바를 확고히 붙잡고 나아가는 것뿐입니다

온전히 나아가기 위해
다 버렸을 뿐이에요

당신이 수많은 것을 붙잡은 그 때에
나는 다 버리고 있었다고요

그냥 그 차이입니다

그런 생각으론 절대 나아가지 못해요
당신이 젊더라도












나는 또 어떤 편견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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