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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RT
나는 큰 사람이 아니다.

 

큰 사람은 큰 고통과 고난이 있다 했던가, 그런데 나에겐 왜 시간차 공격으로 고통과 

고난이 오는 걸까. 난 작은 사람이다. 그것도 아주 초미니미니한 사람인데 말이지.

 

이 고통과 고난은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이런 건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이나, 장관,

각 위치의 장들이나 겪어야 할 큰 고통들 아닌가. 나는 미니미니한 사람이라고.. 제길.

 

큰 고통이 작은 사람에게 오니 감당이 되겠냐고. 

 

 

 

나는 어둠에서 태어나 어둠으로 길러진 아이다. 우울이 내 성장의 자양분이었으며, 

분노는 간식거리였지. 태생부터 축복받은 동생과는 완전히 반대였다. 

그 녀석은 태어날 때부터 의사 선생님의 축복을 받고, 어여쁨과 총명함으로 많은

사람에게 인정받고 예쁨 받았다. 

 

나는 뭐였을까? 그 빛이 부러우면서도 가까이 하고 싶지 않았더랬지.

늘상 내 잘못이며, 내가 쓰레기라 그런건 줄 알고 살았는데. 그렇지도 않았지.

 

나를 갉아먹고, 죽이려고 애썼는데. 죽지 않아서 그런가?

그래서 이렇게 종합세트로 고통을 주는 걸까?

 

어둠이었고, 빛을 부러워 했으나 결국 어둠의 길을 걷기로 했다. 

아이러니 하게도 깊은 어둠으로 갈 수록 희망이, 사랑이 피어났지.

 

다 죽어가던 나에게 빛은 직접 찾아오셨다.

그리고 많은 빛들에 둘러 쌓여 어둠이 조금이나마 씻기는 경험도 했고,

그 때의 그 빛이, 그 사랑이, 그 따스함이 너무나 감사해서-

내 모든 걸 드리겠노라고, 내 핏방울 하나까지 모조리 다 드리겠노라고 고백했지.

 

물론, 지금도 그 때를 생각하고 늘 그런 마음으로 살려고 노력하지만.

이렇게 아프면, 이렇게 힘들면 어려운 거 아닌가.

 

처음으로, '괜찮지 않아. 안 괜찮아'를 입밖으로 소리내어 말했다.

진짜로 괜찮지 않구나. 오랜 시간 힘들어했구나. 

 

지치고. 의지력 제로. 마냥 슬프고. 마냥 울고 싶은데.

그럴 공간도 없다. 울음을 억지로 겨우겨우 삼켜내니 마음이 따갑다.

 

나는 빛이길 소망했으나, 늘 어둠이었다.

나는 괜찮은 사람으로 성장하기 위해 발버둥쳤으나,

유전과 건강과, 보고 배운 것의 한계를 넘지 못했다.

 

내가 아끼는 사람은 내 마음과 배려와 사랑을 권리로 착각하기 시작했고,

결국 나를 베었다. 이 전에 수 없이 많이 베였을 때만 해도 금세 아무는 줄 착각했고,

그 착각은 심장이 베일 때에야 알아차린 거지. 너무 늦었다. 너무 늦었어.

 

그러게 좀 있을 때 잘하지.

내가 아직 소생의 가능성이 있을 때 좀 잘해주지.

하는 원망만 든다.

 

원망하고 싶지 않아 감정을 모두 제거하기 시작했다.

나름의 자기 방어.

 

나도 참 놀랄만큼 사랑이 많은 사람이었다.

지금은 고갈되었지만,

또 언젠가 채워지겠지.

 

 

나는 큰 사람이 아니다. 아니란 말이다. 그러니까 이런 거 나한테 그만 주고,

큰 사람들 한테나 줬버리라고!! 

 

나 완전 초 미니미니 하니까 내버려두고 말이지.

그냥 아무일 없어도 힘드니까 제발 내버려두라고.

 

이번엔 오래 침잠하겠다. 진짜 회복 불능 상태네. 와. 새롭다. 

 

이미 묵언수행하듯 말 안한지 3일? 

 

지하에서 하루 종일 있어 햇빛을 못 본 탓에 우울감이 증가한 걸까.

때가 되어서 그런 걸까?

 

그래도 올해는 이쪽 지역에 비가 많이 안오고 조금씩 자주 와서 

물 퍼낼 일은 없었는데, 천장에서 비가 새기 시작했다.

사방팔방 곰팡이가 안 핀 곳이 없고, 닦는 것도 무리.

곰팡이랑 같이 사니까 냄새에 파묻혀 콜록 콜록 기침도 엄청 했고,

그래서 폐에 이상이 생겼겠거니 했는데, 건강검진 결과 이상무.

횟집에서 음식물을 너무 물기 그대로 버려서 바퀴 벌레들이 엄청 생겼고,

하필 이곳으로 몰려 들기 시작했다. 거기에 없던 곱등이까지 돌아댕기고.

그래도 불평하거나 불만이 있지 않았다. 

 

작년보다 비가 좀 덜 온 것만해도 너무 감사했다. 

건강도 오히려 좋아진 것 같아 기뻤는데.

응? 

이 웬 해괴한 고통이란 말인가?

감사가 더 큰 감사를 부른다 하지 않았던가?

 

이 상황에서 감사하는 것만 해도 칭찬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

 

나 이제는 곰팡이 약간 핀 것도 그냥 다 먹어버리는데.

어떤 건 티가 안나서 곰팡인데도 먹었을 가능성도 있고.

그래도 탈나지도 않고 잘 지내는데.

 

이정도면 상 주실 때도 되지 않았나요?

이 웬 해괴한 고난이란 말입니까?

 

건물주 사장님께서 쫓아내시겠다 엄포를 놓았을 때도 불평 안했는데.

두려움에 약간 떨기는 했어도. 그래도 의연했는데.

이젠 좀 칭찬하고 상 주실 때도 된 것 아닌가요?

이게 제 개인적 욕심일까요?

 

 

혹시나 이 모든 고통과 고난을 잘 견뎌내려는 제 노력을 보시고,

상을 주시려거든!! 독립이요!! 독립을 꿈꿉니다.

건강상 일을 하면서 월세를 감당할 몸이 안되오니..

기왕이면... 생활비까지 책임져 주시면.. 감사하겠사옵니다ㅠㅠ

 

 

아니면, 그냥 개인적으로 숙식 되면서 일 조금만 시키는 곳을 알아볼까.

탈출하고 싶다. 도망가고 싶다. 모두에게서 빠이빠이 하고프다.

힘들다. 사는 거 참 거칠구나. 

 

와, 고시원 월 15만원에 개인 화장실도 있는 곳 있네. 

 

이렇게까지 간절하게 도망치고 싶은 적이 있었을까요?

마음은 참담한데 왜 이렇게 담담하게 쓰고 앉았을까요.

 

모두 잠들 때까지 눈물을 차곡차곡 모아 

이제야 펑펑 울면서도 글은 왜 이따구로 침착할까요.

 

이렇게 아플 건 또 뭘까요.

숨이 안 쉬어지고 충격에 눈 앞에 새하얗게 변하는 경험 따위 안해도 되는데.

숨이야 원체 자주 안 쉬어져서 익숙한데.

눈 앞이 안보일 때는 저도 좀 놀랐다고요.

 

죽음은 늘 저와 가까이 있는 것 같으면서도, 고통만 주고 데려가질 않으니.

 

친할머니 돌아가신 해에, 사람들에게 환멸을 느끼고 정말 딱 죽고 싶었는데.

그래서 죽기 일주일 전에만 좀 알려 주시면 정리 좀 하겠다고 말했죠.

그런데 아직도 살아 있네요.

 

그 때도 진짜 죽을 것 같았는데.

그 때도 지금처럼 침잠한 상태로 꽤 오래갔는데. 

 

 

올해는 발목 인대가 찢어져서.

이제 5개월째인데. 걷는건 괜찮아도 오래 못 걷고.

좀만 잘못 디뎌도 너무 아프고. 진짜 총체적 난국.

 

 

어디로 도망칠 수 있을까?

아무도 만나지 않고 방에 콕 박혀서 혼자 지낼 수 있는 곳.

모은 돈으로는.. 고작 한 두달이면 동나겠지.

 

 

이런 상황들 이겨내려고 해서 이겨내지는 게 아니라,

그냥 시간 지나면 물 흐르듯 자연스레 흩어지기도 하지.

이러다 큰 사람 되는 거 아녀?!

 

젠장.

 

제발 작고 작은 사람으로서 작은 고통과 고난만 겪고 살게 하옵소서.

제가 언제 큰 걸 욕심내거나 바라던가요. 

아니요. 저는 그냥 제 몸 뉘일 곳, 공부할 책상만 있으면 되는 사람이지 않습니까.

먹을 것에 욕심도 없고, 명품이 아니라 그냥 의복이나 악세사리도 별 관심 없구요.

그냥 비 안새고 제 몸 뉘일 곳, 화장실. 책과 책상 필기구면 됩니다요.

아, 에어컨은 필수인거 아시죠? 더위는 좀 못참는 편이라.

제가 필기구랑 책 욕심 외에 별다른 욕심 없는 거 아시잖아요ㅠㅠ

(과자는 별개..?)

독립하게 해주세요ㅠㅠ

 

명예나 권력 부도 바란 적 없잖습니까? 저는 작은 사람이에요.

부자가 되기를 바란 적 없습니다. 마음만 편하면 되었지. 

부자여야 마음이 편한거라고들 하는데, 사실 전 그렇지 않습니다.

여튼, 제가 큰 걸 바라는 것이 아니니.. 

심사숙고 하시고 웬만하면 허락해주시기를.. 

 

진짜 저 살려고 열심히 노력했어요. 아시잖아요.

어둠이가 빛이를 미워하지 않으려면 얼마나 애써야 하는지 아시잖아요.

스스로가 더 깊은 어둠으로 내려갈지언정, 다른 이들은 웃게 하기 위해

노력한 것도 아시잖아요. 

 

악한 말을 들었어도 악한 사람으로 성장하지 않으려고 발버둥 친 것도 

당연히 잘 아실테고. 또.. 음.. 어.. 내세울 게 더 없나..

 

그냥. 좀. 독립! 시켜주세요ㅠㅠ 

 

 

작은 사람이니 작은 것만 시키시구요.. 독립..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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