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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RT
수 싸움



매일 매일 대화 속에서 할머니와의 수 싸움.

워낙 머리가 좋은 분이시라-

말 한 마디에 담긴 수를 읽어야 한다.


떄론 연기도 하시므로-

어디까지가 진심인지 알 턱이 없다.

오늘도 변호하시기에 아무말 없이 듣기만 했다.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다르게 말씀하시니-

신뢰를 잃은지 오래.


그래도 이곳이 맘에 드신건 확실하다.

내 입에서 여기서 계속 계시란 소리가 나오게 하려고

그리 머리를 쓰셨지만.


도저히 그 뒤에 어떤 일이 있을지 장담 못하겠고.


머리 굴리는 소리가 안들리면 좋았으련만-

계산하는 것이 보이지 않으면 좋았으련만-


보이니 항상 긴장하고 신경이 쓰인다.

졸리네.


정말 무서운 분이야.

딱 보고 견적 내고,

돈으로 얼만지 대충 감으로 때려 맞추는데

거의 맞는다. 무서운 분이지.




바로 이삼일 전에는 다들 모시려 한다고 해놓고.

그러니 나 여기 아니어도 갈 곳 많은데 내가 여길

선택한거라는 뉘앙스였는데.

그래서 알아서 잘 모시라고 내 통장에 돈 얼마 있다고.


그러더니 어제는 또 여기서 나가면 갈 곳이 없다고-

요양원으로 갈 수밖에 없다면서-


아 진짜 머리 엄청 잘 쓰신다는 생각밖에 안든다.


잠깐 사이 많은 대화를 했지만.

그 사이사이 보이는 전략!!


성심성의껏 모시고 보살피지만-

그 삶을 헤아려보려 하지만.

순간순간의 대화에서 견적내고 상대를 살피는 것을 보면

그저 적으로 인식되고 그 수에 걸리지 않기 위해 나 역시 머리를 굴려야 한다고..삐오삐오 경고등이 켜지지.


같은 과라,

머리 굴리는 건 잘하지.


할머니입장에서는 당뇨때문에 혼자 계시는 것이

두려우니 어디라도 제대로 거처를 정하시려 하실테다.


그러기 위해서 머리를 쓰실 수도 있지.

그냥 그렇게 덮어두면 편하려나.


그래도 이래저래 식물들에게 말 거시는 걸 보니 흐뭇하고

운동한다고 요래요래 꼬물거리며 움직이시는 것도 귀여우시고.


계시는 동안 잘 지내겠지만 머리가 복잡하다.

힝.


그래도 계시는 동안 잘해드릴거니까.

잘 못해 드리는게 더 어려운 일이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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