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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RT
하루 하루 있었던 일들!
2013. 11. 23. 토

 

 

 

서 할머니가 저녁 식사를 마치고 약까지 다 드셨을 때,

침대를 내려 드리고 그윽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리곤 서 할머니의 코에 내 코를 가져다 대었다.

 

그랬더니 서 할머니가 "니코 내코"라며 웃으신다.

 

젊었을 때는 꽤 미인이셨을 것이 분명하다.

그뿐 아니라 지금도 바들바들 힘이 없으셔서

떨면서 움직이심에도 맘에 안들때나

무언가 불편할때 지르시는 소리는,

아직 청춘이시다.

 

내 이름을 몰라서,

그 때 그때 부르고 싶으신대로 부른다.

 

'밥 먹여주는 사람'이 이름인 적도 있고,

'아야'가 이름인 적도 있고,.

무슨 말인지 도통 모르겠으나

나를 부르는 것만은 확실하다.

 

웃는 게 너무나 매력적인 서 할머니.

함께한지 3개월이 되었고,

매일 몇 번씩 소변 대변 기저귀 다 갈아드리고

목욕까지 시켜드리니 잔뜩 정이 들었다.

 

 

 

 

밥 먹었냐며, 간식은 먹었냐며 물으시는 것이 너무 따뜻하다.

젊었을때는 두 성격 하셨을만큼 엄청난 분이셨겠지만,

 

지금은 그저 귀여운 서 할머니이시다.

 

선생님 한분이 '너무 정들지 마, 돌아가시면 많이 슬퍼'

라고 말씀하시는데, 아 그러겠구나 싶다.

 

올해 71세.

여든이 넘으신 분도 계시니 나이가 많다고 표현하지는 못하겠으나-

여튼 내가 있는 동안에는 돌아가시지 않을 것 같다.

 

 

 

치매 때문에 병원 다녀오신 정 할머니는,

치매가 심해지셔서 이제 자기 방이 어딘지,

방금 밥을 먹었는지도 모르신다.

자꾸 남자 화장실로 가시기도 하고,

목욕한다고 복도에서 옷을 벗기도 하신다.

 

점점 심해지는 정 할머니를 보는 것은

유쾌할 일이 전혀 없다.

그래도 이제서야 고집과 성질이 꺾어졌다.

 

그냥

오늘 하루는 할머니들을 많이 대한 하루였고,

 

나는 피곤이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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