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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하우스 이야기

2022년 12월 3일 그린하우스 일기를 쓰다.

그녀와 함께 한지 33년 그녀 곁을 떠나기로 하였다.
젊었을 때 말로 하던 "말이 씨"가 되어 실행에 옮기게 되었다.
2년을 끌다가 드디어 집을 떠난다. 성경책, 찬송가, 묵상과 설교, 매일가정예배, 주님은 나의 최고봉, 공부하는 책 4권, 2018년 현대문학상 수상시집, 우리는 달빛에도 걸을 수 있다 에세이, 그리고 정유정의 장편소설 7년의 밤과 겨울 동안 입어야 할 옷, 주방용품, 목욕용품 등 하나하나 챙겨 나의 애마 모닝에 차곡차곡 챙기어 그녀를 기다렸다. 그녀가 오지를 않는다. 김치라도 가져갈까 하였는데...

밤 9시 최종 점검을 마치고 나의 그린 하우스에 도착하였다. 준비해간 물건을 2층 나의 방에 옮기고 정리를 하다보니 짐을 자동차에 옮기다 잠깐 옮겨 놓았던 계란 한 판이 보이지를 않는다. 나의 실수다. 생각해보니 어쩌면 그 자리에 있을 것 같다. 계란 한 판이 7,500원인데 아까운게 아니라 실수하였다는 것이 기분 나쁘다. 속는 셈 치고 다녀오기로 하였다. 지하 주차장, 그 자리 하얀색 모닝이 자리를 잡았다. 트렁크쪽으로 가보니 주차 한 뒤편에 계란 한 판이 있었다. 반가웠다.

계약서를 작성하면서 주차시설이 없다고 한다. 먼저 온 사람들이 자리를 잡아 나는 주차할 공간이 없다고 한다. 주변 공간을 찾아 한 바퀴를 돌았다. 겨우 자리를 잡아 주차를 하고 이삿짐을 정리한 후 정유정의 7년의 밤을 읽으려고 하나 프롤로그에서 진도가 넘어가지를 않는다. 눈이 아프다. 오늘은 그냥 잠자리에 들어야 할 것 같다.

침대 카바를 깔고 전기매트를 작동하였다. 찬바람이 쌩쌩 돈다. "집 떠나면 개 고생"이라고 누가 했던가 정말 개고생이다. 집을 떠난지 하루도 안되었는데 집 떠난 것을 후회한다. 이불을 바짝 끌어 올리고 난방 온도도 올렸다. 그린 하우스 첫날 밤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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