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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도 말고 덜도 말고 80세 까지만 살고 싶다

2023년 1월 27일 그린하우스 일기를 쓰다.

오랜만에 동부시립병원 호스피스 완화병동 봉사를 하였다.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여 2달여간 봉사를 하지 못했다. 두 달 후에 찾아간 병동에는 입원환자들이 모두가 바뀌었다. 어디로 갔을까? 일부는 다른 곳으로 옮겨가기도 하고 일부는 천국으로 떠나간 것이었다. 호스피스 병동에 오시는 분들은 일부는 죽음을 앞에두고 온다는 걸 아는 분들도 있지만 일부는 다시 건강을 회복하여 퇴원할 수 있다고 믿고 본인의 병을 부인하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그들을 대하기가 무척 부담스럽다. 오늘은 14분의 환자들 중 6분에 대하여 함께 봉사하는 권사님과 머리를 감겨주고, 손, 발을 맛사지 해드렸다.

병원측에서 봉사자들을 위한 설날 선물을 성경김 선물셋트를 준비하여 전달해 주셨다. 뭘 했다고 선물을 주시는지 미안하고 감사한 마음이 들어 사회복사님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렸다.

암의 종류는 다양하다. 전립선암, 폐암, 담낭암, 간암, 흑색종, 직장암, 난소암, 연부조직 육종암, 췌장암, 뇌암, 간외담관암, 유방암--- 오늘 만났던 사람들의 암 종류다.

오후에 폐약품을 가지고 방문한 시민이 있었다. 폐약품을 확인하고 보관소로 옮기는데 물어보지 않은 말을 하면서 눈물이 글썽글썽하다. 남편이 70살인데 암으로 투병하다가 하늘나라로 떠나서 먹다 남은 약들을 가져왔다고 한다. 지금 나이에 70은 아직 청년인데 조금 이른감이 없지 않아 마음의 정을 담아 위로의 인사를 드렸다. 죽음에는 순서가 없다. 원하건 원치않건 누군가에겐 죽음이 찾아온다. 단지 젊은 나이에 죽음을 맞이한다는게 조금 아쉽고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나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80세 까지만 살고 싶다. 아버지보다는 1살 더 그리고 어머니보다는 26살 더 ...... 나의 소망을 하늘나라에서 그분들은 뭐라고 할까?

성경은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우리의 연수가 70이요 강건하면 80이라도 그 연수의 자랑은 수고와 슬픔 뿐이요 신속히 가니 우리가 날아가나이다"(시편 9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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