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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생각하며 글을 쓰다
박가이버

그를 알게 된 것은 2년이 다 되어간다. 공무원 중에 이런 공무원도 있나 할 정도로 모든 걸 본인의 재능으로 다 해결하는 만능맨이다. 나는 직장생활을 할 때 나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모든 걸 계약이라는 틀 속으로 끌고 들어와서 관리하고 지시하고 통제하는 데 익숙하였다. 그래서 재능을 가지고 스스로 일 처리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부럽기만 하였다. 그러나 이것은 좋고 저것은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 장단점을 가지고 있는 거 같다. 사람은 모든 것을 알 수가 없다. 아니 모든 것을 알고 있다면 신이라고 불러야 할 것이다. 우리가 직장생활을 할 때 1986년부터 1992년까지 MBC에서 방영한 맥가이버라는 외화가 한참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을 때였다. 맥가이버는 언제 어디서든지 문제가 발생하면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나타나 문제를 해결해 주었다. 맥가이버는 모르는 게 없고 어떤 위기에서도 모든 걸 해결해 나가는 지금으로 보면 해결사, 만능인, 도우미 같은 그런 사람이 아닐까 생각한다.

함께 근무하는 사람 중에 박 씨 성을 가진 40대 초반의 주무관이 부임을 하였다. 그는 전임 주무관이 나와 같이 아무것도 몰라서 사람을 불러서 일 처리를 하던 것과는 다르게 무슨 일이든지 부탁하면 언제 어디서든 달려와 문제를 해결해 주었다. 아니 그뿐만이 아니라 미리 사전에 문제를 발견하여 예방하고 안전하게 관리를 하였다. 그래서 나는 그를 박가이버라고 명명하였다. 잘 어울리는 닉네임인 것 같다.
“주무관님 준비실의 손잡이가 나사가 빠져서 헐렁거려야 고쳐주세요.” 박가 이버 박 주무관은 곧바로 도착하여 손잡이를 돌려보더니 “이것은 부품이 망가졌는데 임시로 조치를 하여야 할 거 같아요. 부품을 주문하여 고쳐야 할 거 같은데 당분간 조심해서 사용하세요,” 박가이버 박주무관은 임시로 사용할 수 있도록 안전하게 조치를 해주었다.
“주무관님 엘리베이터에서 소리가 나는데 확인 좀 부탁합니다.” 박 주무관이 도착하여 확인하고 빳빳한 골판지로 쓱쓱 문지르고 밀고 나자 찌지직거리던 소음이 깨끗이 처리되고 정상 운행을 할 수 있었다. “주무관님 남자 화장실의 물이 나오지를 않아요.” 박 주무관이 일하다 내려와 확인하더니 건전지가 소모되어 새로 교체하여야 한다고 한다. 곧바로 새 건전지로 교체하고 나니 물이 알맞게 쏟아진다.

박가이버 박 주무관은 매일 매일 하는 일도 많다. 하루 근무 시간인 8시간을 초과하여 맨 나중에 퇴근한다. 그는 근무 시간 중에는 업체 사람도 만나고, 청사 내 문제 된 것을 수리하고 교환하고 예방하느라고 자리에 앉아 있을 때가 없다. 필요하여 찾으려면 내선 번호로는 한 번에 통화할 수가 없다. 휴대폰으로 연결하면 예측하지 못한 곳에서 전화를 받는다. 그는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허리에는 수리할 공구를 두르고 어깨에는 사다리를 메고 지하부터 4층까지 오르락내리락 하루 24시간이 아까울 정도로 쉼 없이 일하고 다닌다. 다른 직원들이 퇴근하고 나면 저녁 시간이 되어서야 차분히 자리에 앉아서 일하다 보니 퇴근이 매일 늦는다. 박 주무관은 누가 지시해서 일하는 형이 아니다. 누가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든 항상 그 모습 그대로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스스로 찾아서 일한다. 그런 직원을 데리고 있는 상사는 행복한 사람이다. 우리 팀장님과 과장님은 그를 항상 사랑하고 응원하고 있다.

상사들은 그런 직원들을 선호한다. 나도 전 직장에서 많은 직원을 데리고 일을 하였다. 잘하는 직원 못하는 직원 구분이 된다. 그럴 때 책임자들은 잘하는 직원을 데리고 일하기를 선호한다. 공무원 사회는 그런 것이 더 많은 것 같다. 공무원은 관료제 사회라 잘하는 직원을 데리고 인사이동을 하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오늘도 엘리베이터가 문제를 일으켰다. 매달 업체에서 점검을 하였는데 갑자기 지하에서 문이 열렸다 닫혔다만 하지 움직이지를 않는다. 나는 박가이버에게 연락하여 엘리베이터가 문제가 있으니 확인하라고 하였다. 박가이버는 내려와 확인하고 업체와 연락을 통하여 임시로 운행을 시켰다. 우리 사무실은 박가이버와 함께 근무할 수 있어 행복하다. 우리는 항상 박가이버를 응원할 것이다.

어제 인사 발령이 났다. 그 중에 우리가 기대했던 박가이버는 없었다. 안타까웠다. 아니 인사권자는 어떤 사람을 승진 시키는지...... 다시 우리는 6개월 후에 그의 승진 소식을 기대하여야 할 것 같다. 그가 승진하였다면 여기를 떠났을텐데 함께 할 수 있어 좋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그가 승진하여 더 큰 항해를 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마음 아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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