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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21세기 현대인들이 지식을 도구로 삼아야한 이유

신문사에 근무할 때 누렸던 은근한 기쁨 한가지는 주변 동료들 가운데 '살아 있는 데이터베이스'가 꽤 많았다는 점이다. 마감시간에 쫓기며 기사를 쓰다가 큰 소리로 '그 사람 한자 이름이 어떻게 되지?' 혹은 '그 회사가 언제 팔렸지?'라고 물으면 누군가가 금세 답변을 해준다. 굳이 스크랩북이나 기사 데이터베이스를 뒤지지 않더라도 외마디로 팩트(fact)를 확인할 수 있었기에 혼자 일하는 시간이 많은 요즘 문득 그 시절이 그리워지곤 한다.21세기를 '지식의 시대'라고들 한다. 지식산업과 지식경영이란 용어가 탄생하고, 회사에서는 최고지식자(CKO, chief knowledge officer)라는 새로운 지위가 생겨나고 있다. 지식은 나눔(공유)을 통해 확산되는가 하면, 개별 지식이 한곳에 모일 경우 상상할 수 없는 통합효과가 나타나기도 해 그 무한한 가치에 새삼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키스 데블린 캘리포니아 세인트메리대학 교수는 '정보를 지식으로 만들 줄 알아야 21세기에 살아남을 수 있다'며 현대인들에게 '인포센스(infosense)를 갖출 것을 당부하고 있다.개인이든 집단이든 지식이 경쟁력의 원천이 되는 세상이다. 주변에 방대한 휴먼 네트워크를 갖춘 개인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지식의 시대를 살아가기가 수월할 것이다. 실제로 미국의 CEO들은 지식의 2/3를 사람들로부터 얻고, 나머지를 문서나 컴퓨터를 통해 얻는다고 하니 지식은 사람의 입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성싶다. 마찬가지로 지식과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기업이 그럴지 못한 기업보다도 경쟁력이 앞서리란 짐작이 가능하다.다음 두가지 사례는 지식의 공유 여부가 기업의 미래를 어떻게 바꾸는지 극명하게 보여준다.3M의 연구원인 아트 프라이는 직장 동료의 도움으로 오늘날 접착 메모지의 대명사가 된 '포스트잇'을 발명할 수 있었다. 그가 개발한 새 풀은 접착력이 뛰어나지만 쉽게 떨어지는 탓에 새로운 용도를 찾지 않는 한 실패작이 되고 말 처지였다. 그 때 동료가 짤막한 메모를 그의 책상에 남겼고, 그는 동료의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마침내 전세계 직장인들의 책상을 수놓는 세기적인 발명품을 선보이게 됐다.3M의 사포 판매원이었던 딕 드류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높이 사준 경영진 덕분에 스카치 테이프를 발명하게 됐다. 다른 조직 같았으면 연구원도 아닌 그에게 아이디어를 제안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기 십상이다.3M은 직원들간에 지식과 정보를 수시로 교환할 수 있는 제도를 오래 전부터 운영해오고 있다. 이른바 '지식 품평회'(knowledge fairs)란 모임이 그것이다. 직원들은 이 모임을 통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가능성이 엿보이는 아이디어에 대해서는 즉시 경영진에게 건의하는 기회를 갖는다. 이 회사는 '정보는 제안자가 누구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져서는 안되며, 그 내용만으로 평가받아야 한다'는 원칙을 지금껏 고수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세기적인 발명품을 쌓아놓고도 남 좋은 일만 시킨 기업도 있다. 복사기 업체인 제록스 산하 팔로알토 연구센터(PARC)는 이미 20년 전에 윈도와 마우스를 염두에 둔 그래픽 사용자 환경, 컴퓨터끼리 연결하는 이더넷 등 오늘날 PC에서 쓰이는 대부분의 기술을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이런 값진 기술도 컴퓨터 문외한들인 경영진의 눈에 들지 못했고, 결국 애플컴퓨터로 몽땅 넘어가고 말았다. 애플은 1984년 이 기술들을 채용한 매킨토시를 출시하면서 단숨에 세계적인 기업으로 떠올랐다. 뒤늦게 후회의 눈물을 흘렸을 제록스 경영진은 '지위의 덫'(status trap)에 치여 연구원들을 홀대한 댓가를 톡톡히 치른 셈이다.지식경영의 중요성에 눈을 뜬 많은 기업들이 회사 안의 누가 무슨 지식을 가졌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지식맵' 혹은 '옐로페이지' 작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휼렛패커드 같은 일류 기업들이 지식경영을 앞장서 도입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우리는 지식이 삶과 경영의 도구가 되는 시대, 바야흐로 인포센스가 생존의 키워드로 등장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당신은 얼마나 준비가 되었는가. - itessay에서 옮긴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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