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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끊기면 또 만들면 되죠 이게 세상사 입니다 : 14 일째

배우자 고르기

난 결혼상대자로 우리지역의 사람을 기피했다.뚜렷한 이유가 있다기 보담은 왠지 결혼할 사람은 추억이 다르고 성장배경이 다르고 환경이 다르고 풍습이 달라야 한다는 이색적인 조건이었다....우리부모님이 한동네서 결혼하여서 그런것인가?아니 한동네에서 결혼을 했다고 해도 애틋한 love-story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 당시에 연애결혼 같은것은 패가 망신이란 고리타분한 사고가 지배적이어서 난 한동네서 결혼했다고 해서 은근히 기대(?)를 했었던 난 완고한 집안끼리의 중매결혼으로 맺어진 것이라고해서 실망을 했었다........그렇게 한동네사람과 결혼해선 대화의 소재가 궁할것 같았고 가슴설레게 할 애깃거리도 없을것 같단 판단에 그저 난 결혼은 나와 동떨어진 배경과 직업도 다른것과사고도 조금은 다른 것을 바랐던 것이다...어렷을때 난 같은 동네사람끼리..인근동네 사람과 맺어진 인연을 보고 왜 그렇게 같은 곳에서 자란사람들이 맺어지고 그럴가?좀은 천한 생각이 들곤 했다...그런 연유로...선을 보기도 하고 사귐도 가졌지만 나의 뇌리엔 나름대로의 그런 기본조건들....고향이 전라도가 아니어야 하고 .....직업이 나와 같은 공직이 아니어야 하고.....나와 같은 시골출신도 싫었고.....외모도 예뻐야 한단 조건은 말을 직접적으로 하진 못해도 속으로 그런 것에 해당된 것은 무조건이나 제외하고 말았다...대단한 존재나 되는 것처럼 그렇게 까탈스럽게 은근히 배우자를 고르곤 해서 부모님의속을 태운경험이 있다....상대여자가 전혀다른 여자여야 대화가 항상 신선하고 새롭고 애깃거리가 되고...화재가 마르지 않는단 엉뚱한 발상....그래서 그런지 사귀던 여자들이 전부가 엉뚱한 지방의 여자들이다...경기도 포천이고...충청도 예산이고 ....경상도 김해,서울과,그리고 강원도 까지 타지방의 여자들과 만났고 대화하고...엉뚱한곳에서 새로운 여자와 결혼해야 하겠단 결심이 아마도 어려서의 부러움과도 연관이 된것은 아닐까?외할머니가 딸만 두고서 딸들을 먼곳으로 시집을 안보내고 한동네에 살게 하였고..그래서 한동네서 이모들이 전부가 모여 살았다...막내 딸만이 겨우 딴동네로 시집을 보냈지만.....외할머니가 외로운 노년을 생각하여 그렇게 딸들이지만 딴 동네로 시집을 보내지 않고 한동네에 살게 한것이다...사위를 먼곳에서 델고 와도 한동네에 살아야 한단 조건으로 결혼을 성사시켰단 애기를 나중에 들었다......딸들마다 시집갈때 논마지기라도 떼어 주고 해서 사위들을 아들처럼 한동네에 모여살게 한것은 순전히 외할머니의 작품이라고 한다 ....일만하던 외할아버지에 비해 똑똑하던 외할머니는 그 당시에 보통의 여자가 아니어서 남자들도 함부로 하지 못했단다....외할머닌 그렇고 아버지의 편도 그 동네에서 거의가 모여 살았다....거의가 사돈간이고....하긴 옛날엔 그런 결혼이 많았었다..아버지 편도 외가 편도 전부가 한동네에 모여 살다 보니 방학이면 다른애들처럼 일가친척을 찾아 놀러간단 것이 그렇게 부럽고.....서울이나 광주에서 시골로 찾아온 친척이 있단것이 그렇게 부럽고 그랬다..나도 먼데서 사는 친척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가....왜 우린 그렇게 친척이 그 먼데에 없을가...고모도 큰 아버지도 .....이모도 ....모두가 날마다 만나는 한동네 살다보니 무슨 기대가 할수 있을것이고 방학인들 갈만한 곳이 어디 있었는가....??겨우 막네 이모가 살고 있던 봉학이라고 걸어서 한시간 정도의 딴 동네였다...난 경쟁적으로 갔고 이모부도 내가 가면 그렇게 귀여워해 주시고 맛이있는 음식과 비교적 잘산덕에 집에올땐 노트 사서 쓰라고 빳빳한 돈이그렇게 좋았다....그때 이모부가 버터에 밥을 비벼먹는것을 보고 신기하게 생각을 했다....그런 연유로 해서 지금의 와이프와도 선을 보고 만났지만.......첫 조건들이 전부가 내가 추구하던 그런 조건이라 맞선을 보고 대화하고 보니 이색적인 대목이 많았다....화술도 능란하고 미모도 그런데로 가능성이 엿보이고......홀로 영등포에서 자기사업을 한단 것에 대한 매력도 좋아 보이고....11시에 만나서 대화 하고 점심하고 또 대화하고 저녁 6시까지....암튼 내가 사귀고 대화한 여자완 완전히 다른것을 발견하고 내가 폭빠져 버린 사람.그러고 어쩌다가 결혼을 했지만.....고향도 전라도 부안이고 와이프가 4살때 서울로 이사와서 살고 있을뿐 순전히 전라도 토종인것을.....지금생각하여 보니 그런 조건들이 별것도 아닌것을 대단한 약점으로 평가하고 기피하곤 했었다.....이렇게 알뜰하고 나만을 사랑해 주는 여자가 바로 전라도 여자인데.....하긴 처가의 고향인 부안엔 한번도 못갔었다..가야할 필요성이 없으니......지나간 애기지만 별것도 아닌걸 그렇게 고민하고 결혼이 바로 신분상승의 계기라도 되듯이 대단한 기대로 부풀어 올랐던 나의 젊은 날의 결혼관이다..............지금 총각이라도 그런 조건을 걸었을가?따져야 할것은 안따지고 엉뚱한 것만 추구했던 어리석은 조건 같다........지역이... 직업이....외모가 뭐가 그리도 중요하다고...?가장 중요한 건강과 심성은 왜 관심밖으로 두고 그랬을가? 바보 같이........어리석고 바보 같았던 나의 결혼관은 지금생각해도 어리석은 판단이다...그래도 이 사람과 결혼하지 않았음 어떻게 저런이쁜딸과 엉뚱한 아들놈을 낳고 길렀을까?사람의 운명은 엉뚱한 곳에서 이뤄진단 생각을 하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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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992 사랑과 고독, 그리고... 7012 독백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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