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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절망을 위하여(퍼온시)

(곽재구)바람은 자도 마음은 자지 않는다철들어 사랑이며 추억이 무엇인지 알기 전에싸움은 동산 위의 뜨거운 해처럼 우리들의 속살을 태우고마음의 배고픔이 출렁이는 강기슭에 앉아종이배를 띄우며 우리들은 절망의 노래를 불렀다정이 들어 이제는 한 발짝도 떠날 수 없는 이 땅에서우리들은 우리들의 머리 위에 짓밟고 간많고 많은 이방의 발짝소리를 들었다아무도 이웃에게 눈인사를 하지 않았고누구도 이웃을 위하여 마음을 불태우지 않았다어둠이 내린 거리에서 두려움에 떠는 눈짓으로 술집을 떠나는 사내들과두부 몇 모를 사고 몇 번씩 뒤돌아보며골목을 들어서는 계집들의 모습이이제는 우리들의 낯선 슬픔이 되지 않았다사랑은 가고 누구도 거슬러오르지 않는절망의 강기슭에 배를 띄우며우리들은 이 땅의 어둠 위에 닻을 내린많고 많은 풀포기와 별빛이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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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894 사랑과 고독, 그리고... 6956 독백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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