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Sign Up
배가본드
끊기면 또 만들면 되죠 이게 세상사 입니다 : 14 일째

세월의 저 편.


  
그녀의 소문을 들은건 지난 주,
일심회 모임에 올거란 것.


딱 강산이 네번이나 바뀐 흐름.
궁금하지 않을수 없었다.
-어떻게 변했을까?


현숙,
그녀의 이름이다.
초등학교 동창이지만, 그녀와의 인연은 상당히 깊다.
남산 큰 댁의 바로 앞집이라 자주 본단거 빼고,
素 누나와 친하게 지냈던 탓에 자연스럽게 나와도 가까운
사이가 된거 아닐까?
나이도 素누나와 같아, 나 보담 한살이 더 많다.


왜 가슴이 뛸까?
그 시간의 흐름속에 이젠 많이 변했을텐데...


날렵한 몸매에 훤출한 키,
갸름한 형의 이쁜 얼굴..
지금도 그럴까?


-야, 실로 오랫만인데 뭐 말을 그렇게 어색하게 하냐?
우리 서로 그 시절로 돌아가 터 놓고 하자 응,그게 좋아..
-그래도.....?
-지금 이렇게 말은 하지만 우린 소꼽친구야,
그런 동심으로 돌아가 애기 하잖니까..
그게 서로가 더 편하다.
우린 모이면 다들 그렇게 터 놓고 지낸다.
얼마나 편한지 몰라, 그게.....
-그럼, 그래..
-헌데 넌 지금도 이쁘지?
-ㅎㅎㅎ..
내가 나이가 몇인데 이쁘다니..
그렇게 생각이 들어?
-그럼 내 상상엔 넌 그때의 소녀같이 보인단다.


현숙인,
5 학년이 되어 남녀 반으로 분반되기 전까진 한 반에 있었던거
같다.
나이가 많기도 했지만 누나 처럼 의젓했고, 얌전도 했다.


담임였던 오 수섭 선생님,
어느 토요일 날엔 삼자와 그녀와 나..
셋이서 부름을 받고 그 선생님 집으로 갔다.
그 부름이란 것은 조금은 으쓱한 정도의 월등감였지.
여러 사람중에서 선발되었단 우쭐함...
담임 선생의 신임을 받는 거란 믿음.
그땐,
왜 그렇게도 의식을 했는지......
기실 우린 벽지를 발랐는데..


그 날,
오후에 일을 하여 밤 늦은 시간까지 벽지를 발랐다.
그리고, 그 방에서 선생님을 가운데 두고 두 여잔 왼편에
난 오른 편에 잤지.
그건 선생님의 배려였지만, 여자와 함께 한 방에 잔단 것이
왠지 쑥쓰럽고해서 옷을 입은 채로 잤던거 같다.
지금 같아선 옷을 훌훌 벗어던지고 그 옆에서 잤을텐데..ㅋㅋ..


40 년이란 시간,
어찌 보면 참으로 긴 세월.
왜 엊그제 처럼 손에 잡힐듯 가깝게 느껴질까....


素 누나 따라 함께 나물케러 가고,
삐비 뽑으러 가고, 여자친구 집에도 함께 갔었다.
누난 왜 나를 그렇게 델고 다니길 좋아했을까?
동생이 아니라, 편한 친구 정도로 생각했을까?
그립다.


-암튼 서로 소식을 아니까 한번 놀러와라.
내가 한턱 쏠테니.....
-쏜다?ㅋㅋㅋ..
그래 그래..누가 쏘든 쏴야지..
꼭 갈께..


둘 사이에 많은 시간들이 흘렀는데도 이렇게 수수럼없이
애기를 할수있는 사이.
그 친구란 것이 이렇게 편하고 좋은거다.
-고무줄 넘기할때, 여자애들 치마 걷어 올리며 놀리던 기억.
-뒤에서 여자들 머리 잡아 당기기..
그런 개구장이 시절을 떠 올리며 수다 좀 떨다 와야지.
동심의 세계로 가면 남자의 수다도 대단하거든....
그립단 것은,
다신 되돌릴수 없는 추억땜에 그런건가....

Write Reply

Diary List

12 1992 사랑과 고독, 그리고... 7011 독백 98

History

Kishe.com Diary
Diary Top Community Top My Informat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