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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기면 또 만들면 되죠 이게 세상사 입니다 : 14 일째

그리운 얼굴들

중림동 성당에서 <완실>이 아들 결혼식이 있었다.

초등학교 졸업하곤 40 여년만에 만남인가 보다

석범이도, 종국이도 첨 봤다.

완실인 자기 부모 닮아 완전히 대머리다.

그런 모습이고 보니 70 정도로 되어 보인다

머리는 그렇게 외모를  변화 시킨가 보다.

 

성당가는 길에 < 연호 > 형님을 만났다.

지난번 구의원선거에 낙마한 뒤로 첨 뵌거 같다.

야윈 얼굴에  마음 고생이 심했던지 늙어뵌다.

마음이 편치 않음 더 늙어보이는 법이라.....

맘이 짠하다.

 

-야 여자 친구들이 저녁에 사우나에 온다더라.

너도 오너라..

-그럼 완실이 결혼식장에서 만나서 갈 모양이지

그렇다면 함께 갈께...

여자 친구들은 한명도 보이지 않는다.

모른걸까?

결혼식이 끝나고 재호가 가자고 한걸 그냥 오고 말았다.

가면 또 다시 술판을 벌릴거고 그렇게 되면 시간을 또 잡아 먹겠지.

피하고 싶었다.

-난 컨디션이 좋지 않아 그냥 갈께 너나 다녀와라..

-같이 가면 좋겠는데 그러니?

-가고 싶지 않아...

 

충정로전철역과 종근당 건물,

그리고 서소문 공원과 서울역.

너무도 자주 다니던 길.

아직도 중림동은 예전의 그 대로 낡고 초라한 건물들이 있었다.

이런곳을 뉴타운 지정하여 개발해야 하는거 아닌가?

그러나 그런 비좁고 구불 구불한 골목이 예전의 서울의 동네 모습이

아닌가?

사람의 인정이 숨쉬고 이웃과 이웃이 가까운 사이의 동네.

예전의 서울은 그랬는데......

아파트 문화가 접목된 뒤론 너와 나는 철저한 이방인으로 차단되어

무표정하게 살아가는 우리네 삶의 모습으로 변모해 버리고 말았다.

 

-낡은 기와 집과 부로크의 집.

골목은 겨우 3m가 될가말가한 비 좁은 길.

군데 군데 펼쳐진 군고구마장수의 모습들..

그리고 빵집들.

그게 서민의 동네였지

중림동에 와서 보니 지난날의 서울의 모습을 본거 같아 여간 반가웠다.

그 모습에서 내 잃어버린 지난날의 모습을 발견한거 같기도 하고..

저 멀리 화양극장 건물도 보이지만 지금은 무슨용도로 사용하고 있는지....

 

-광주에서 교장으로 재직한다는 석범이.

-대구에서 작은 기업체를 운영한다는 종국이.

모두가 반가운 얼굴들였고, 오랫동안 애기나누고 싶은 친구들이지만

그럴수 있는 여유가 모두 없다.

그렇게 세월은 야속한거다.

젊음을 앗아가고, 꿈을 앗아가고......

-다음에 우리 또 만나자 자주 자주..

그렇게 인삿말은 했지만 그게 언제나 될지 기약이 없다.

그렇게 악수하고 헤어졌던 숙이도 벌써 고인이 되어버렸지 않은가?

서글픈 현실일 뿐...

 

오랫만의 만남은 늙어감을 실감하고 세월의 무상함을 실감하는 시간.

푸른 꿈들이 덧없이 흘러간 것 뿐...

그렇게 우린 세월의 무게를 견디도 있다,

-벌써 그렇게 흘렀나?

이 무상, 이 허무....

왠지 마음이 쓸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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