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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해마다 봄 오면...

봄은,

늘 아지랑이 같은 아련한 그리움으로 온다.

겨우내 꿈을 꾸던 모든것들이 새롭게 발돋움하는 계절이라 그런가.

 

봄을 향한 그리움은,

동토의 겨울을 견뎌  찬란한 생명의 환희를 터트리기 위한 인내인지 모른다.

 

가을이 회상의 계절이라고 하지만, 해마다 봄이 오면 난 동심의 동산으로 달리곤 한다.

다가서도 다가서도 잡을수 없는 머언 동심의 나라.

그리움,보고픔,갈수 없다는 아쉬움등이 교차되는 상념.

 

봄은,

고향풍경과, 동심의 친구들로 그려지곤한다.

시골이 고향인 사람은 동감일거 같다.

 

내 이런시절의 단짝친구인 ㅅ

그녀는 사촌누나면서 둘도없는 단짝이성친구이기도 하다.

-왜 그녀가 내 가장 가까운 친구였을까?

어떤 이유로 언제부턴지도 모르게 그녀와 늘 붙어 다녔었다.

오죽했음 초등학교 입학조차도 큰 어머니가 ㅅ와  친 남매라고 신고했을까?

다들 친 남맨줄 알았단다, 한 동안은 학교에서도...

그 덕분에 난 사친회비를 한 동안 반밖에 부담하지 않았지만, 동네 친구의 밀고(?)로

들통나 전액 부담을 했었지.

그 밀고자 친구완 한동안 소원한 관계가 되었었고..........

 

ㅅ누나와 가까운건 그녀의 친근함과 포용력 아닐까?

늘 배려하고, 비위맞춰주고,델고 다님서 놀아주고...

먹을거 있음 숨겨놨다 같이 나눠 먹고....

그녀도 날 좋아했던건 사실였었다.

곱상하고 말 잘듣고 따라주는 내가 좋았던가 보다.

1살차이의 누나지만, 늘 어른스러웠다.

 

앞은 평평한 논,뒤는 야트막한 야산이 병풍처럼 쳐진 작은 동네.

앞으로 가도, 뒤로 가도 놀긴 안성맞춤였다.

간밤에 봄비라도 내리는 날이면 앞벌의 시냇가 방천으로 쑥을 캐러가던가...

삐비라도 뽑으러 가곤했다.

많은 비가 내리면 지천으로 널려있던 우렁은 소중한 반찬였다.

우렁으로 끓인 우렁된장국의 맛은 지금도 잊을수 없다.

쫄깃한 우렁의 육질과 담백한 된장의 조합인 절묘한 맛의궁합.

우렁된장에 밥 한그릇은 봄날 개눈 감추듯했지.

비가 내리면 숨어있던 우렁들이 얼굴을 내밀곤 단비를 갈망했다.

그 넓은 벌은 비내리는 담이면 온 동네아낙들의 너도 나도 바구니 들고 우렁잡기에 바빴다.

지금은,

우렁이 살지못하는 환경이지만 , 그 당시는 아니었다.

1시간만 돌아도 큰 소쿠리에 잔뜩 잡았던 그 우렁들.

 

파릇 파릇한 쑥을 캐오면 큰 어머닌 쑥떡을 잘도 해 주셨지.

쑥향기가 구수한 쑥개떡의  쫄깃한 맛. 

ㅅ 누나완 잠잘때와 밥먹을때만 빼곤 하루종일 함께 했던거 같다.

그게 초등학교 4학년때 까지도....

어쩌다가 하루라도 함께 놀지 못하면 안달이 났었지.

 ㅅ 누나도 다른친구둘이 많았지만 늘 나하고만 놀았다.

-왜 그녀하고만 단짝였는지 모른다.

 

사춘기가 되자, 주위의 시선도 부담스럽기도 했고, 공부도 해야 했기에 자주 함께하진 못했지만

같이 함께 지내고픈 마음은 한결같았다.

ㅅ 누나는 공부도 딱부러졌고, 달리기는 교내서 알아주었다.

늘 1등은 도맡아 해주었지만, 그 당시엔 여자가 중학교 간단건 상상도 못하던 시절.

재능은 아까워도 모든걸 포기해야만 했던 누나.

 

군대제다후,

ㅅ 누나는 다른 동네의 전형적인 농촌총각과 결혼.

결혼식조차 보질 못하고 말았다.

 

농촌에서 흙과 함께 살면서 늙어가고 있는 ㅅ 누나.

맘만 그리울뿐.......

재회한지 얼만지 모르게 까마득하다.

 

어린 동심의 세계서 가장 친한 친구의 이름에서 결코 빠질수 없는 사람 ㅅ 누나.

내 온통의 모든 그림은 그녀를 빼곤 그릴수 없다.

 

해마다 봄은  찾아오지만......

그 시절의 그리움은 어쩔수 없이 그립다.

 

오늘처럼 봄비가 살짝 내린 담날의 양지바른곳에 파릇한 새쑥을 보면,

나와 함께 쑥을 캐던 추억이 떠오를까?

봄의 향기가 온몸을 휘감는 이런 날에......

나와 같은 그리움을 그녀도 가끔은 그려볼려나?

그 시절이 그저 그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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