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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어느 여름날>

온몸이 끈적 끈적한 날
언덕위로 시원하게 불어오는
조금은 낯선 바람과 마주하고 섰네.


제법 키 큰 나무들과
이름모를 낮은 풀꽃들이
싫지 않는 모습으로 흔들리고

오!여름꽃의 여왕
참나리를 닮은 사람과의 만남은
덧칠할곳 없이 깔끔한 풍경화라네.


더위를 식혀줄까 기대했던비를한껏 머금은 회색구름은
눈길도 안 주고 훌쩍 자리를 뜨는데


바람은 멈출줄 모르고
뜨거운 가슴속을 맴돌다가
플라타나스 손수건 한 장 놓고서 가네


-서서울 공원서 김 선균작품 퍼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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