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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다시 도전하자 : 89 일째

영정 사진

-아빠 저 수원에 갈려구요 10시까지 수원역으로 오세요 누나도 올런지 모르지만..

-아니? 네가 온다고 여수서 거기까지?

너무 무리한거 아냐? 내가 어제도 오늘도 가려고 하는데...

-고모부님이 결혼때 오셨잖아요? 가야죠 

세현이가 오겠다고 전화가 왔다.

그 먼거릴 마다않고 오겠다니 기특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지만 당일로 왔다가 간다니

얼마나 힘들까?

 

수원역에서 만남은 너무 힘들다고 하는 대현이의 말따라 화서에서 조우하기로 했다.

영란이와 둘이서 10 분정도 늦게야 도착하니 미리 주차하곤 깜박이등을 켜 놓고

있는 아들 부부.

10여일만에 또 만나니 반갑기도 했지만...

그 먼거릴 올수 있는 것이 대견하다.

역시 젊음이 좋은거 같다.

-너 오늘 내려갈려고 하며는 힘들

건데 갈거야?

-내일 근무하니 가야죠.

 

이윽고 도착한 <아주대 

장레식장 23호실>

-오서 오너라 고생했다.

입구에 웃고 반기는 듯한 영정사진의 매제.

곧 바로 나타날거 같은 그 모습이 거기에 있다.

그렇게 가깝게 지냈던 사람의 모습이 이런곳에서 만나다니..

이렇게도  생과 사의 간극이 짧기만 하다.

밤새 안녕? 그래서 생긴 말인가.

 

-너희들 그 먼데서 여기까지 왔어?

-네 고모 정말로 이게 무슨 일입니까?

깜짝 놀랐습니다 

더욱 수척해진 모습의 동생 희.

한참을 고모품에 고개를 묻는 세현.

 

식당으로 옮겨 한 동안 대화를 했다.

-너 정말 만난지 언제적인지 모르겠다

-그래? 언니 나도 가물 가물해 

한살 아래의 현주를 보자 그러는 영란이.

고종사촌사이의 둘.

어려선 시골로 같이 내려가 같이 놀았던

사이가 성장하면서 그렇게 만남이

뜸해졌다.

자주 못 만난건 부모탓이기도하다

자주 댈고 다녔으면 그렇진 

않았을건데...

 

점심후 다시 하향해야 하는 세현이와

오후 2시에 수업에 들어가야 하는 영란.

11시 반에 식사후 떠났다.

-너 내려가는 길이나 천천히 가야해 휴게소에서 쉬고 또 쉬고 하면서

절대로 졸음운전은 안돼 알았지?

지영이가 옆에서 챙겨줘라.

-네 아버님 제가 옆에 있으니 걱정마세요.

 

1시반경에 나타난 형님부부와 조카며느리와 호현.

친구에서 매제가 되어 버린 덕성이.

혼자서 빈 자리를 지키는것이 외로웠는데 합류하니 시간가는줄 모르게 애기했다.

-간 사람을 흉보는거 같지만...

강서방 고집은 누구도 못꺾어..

<부정맥>이란 병을 알고 있음서도 병원을 가지 않은 이유가 뭐야?

-몇번을 동생이 권유했지만...

듣지 않더래 자신의 병은 알고 있으니 걱정마라는 투로 말야..

-그래 그 사람 한번 애기하면 절대로 양보않해.

들을건 들어야 하는데...

 

매일 매일 카톡을 나눔서 대화를 

해왔던 사람.

영정사진으로 맞이할줄이야

누가 상상했으랴....

 

나도 모른다.

나만이 자신을 갖고 있는게 얼마나

위험한 자신감인지....

더욱 겸손해지고, 더욱 옆 사람의 말을 귀담아 듣자.

그게 나를 위한 약이 되는 말이될수도 있는데...

 

웃고있는 영정의 매제사진.

웃는 모습이 더 쓸쓸해 보이는거 같다.

갈때는 다 쓸쓸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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