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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래니
비밀이지 않은 비밀들의 행렬
한판 제대로 떳다.

어떻게 알았을까..
나는 말 안했는데, 내가 답답하고 화난거 알았는지
내 화를 터뜨려서 풀어주었다.

그동안 힘든거 말하고 싶어도 다들 까칠하니까
싸움밖에 안나니까 말하지 못했던것들을 먼저 터뜨려 주었다.

다 말하고 나니까 후련하다.
말하게 되면 같이 감정 상할까봐 걱정했는데
의도적이었다고 한다.
내가 너무 끙끙 앓고 있는것 같아서 일부러 자극한거라고..
터뜨리라고..

솔직히 우리는 어리다.
22살.. 4년제 갔다면 아직 3학년밖에 안되었고..
아직 한창 대학생활 즐기면서 있을때인데
지금 나의 22살은 이미 사회를 조금은 겪었고, 두려움도 있고
졸업반으로써 힘들기도 하다.

사회를 몰라서 힘차기만 한 나이도 아니고
너무 잘 알아서 노련하게 힘든것을 피해갈수 있는 나이도 아니다.
두려움을 알지만 피할방법은 아직 모르는 어린 나이다.

그런데 같은 학교내에서는 그런건 의미 없다.
나이가 많은 상태에서 학교를 들어온 오빠들, 언니들은 왕이고
우리는 그저 그오빠 언니들을 떠받들어야 하는 그런 상황으로만 보인다.

솔직히 언니오빠들은 이미 일을 하며 학교를 다니거나
아니면 우리만큼 암담하고 두렵지 않다.
그런데 조언은 해주지 못할망정 우리보고 이끌라고 한다.
뒤에서 전혀 밀어주지를 않는다.

차라리 어린애가 조원이면 말이라도 들을텐데
머리가 클수록 말은 드럽게 안듣는다.
중간의 샌드위치는 맨꼭대기나 맨밑바닥의 사람보다 힘든 법이다.


너무 답답함에 과제를 해야 하는것도 버려두고
무작정 나가서 3시간을 넘게 걷다 왔다.
그런데도 풀리지 않았는데
그래도 같이고생을 했던 친구라고 어떻게 내 마음을 알았는지
먼저 터뜨려 주었다.

TV에서 나비효과란 영화를 해주었다.
그 영화가 끝나도록 우리는 불만을 얘기하며 하고 싶었던 말들을 쏟아냈다.
그러다 얘기했다.
"거두절미하고 하나만 묻자. 너 나랑 쌩까고 싶은거냐, 말로 풀고 싶은거냐"
이렇게 말이 끊기자 다시 가라앉은 감정으로 지금은 웃으며 대화한다.


속이 시원하다.
울고 싶은데 울지 말라 하고
소리지르고 싶은데 침묵하라 하고
도망가고 싶은데 그러지 말라 하고
나가고싶은데 여기 있으라 하는 사람들 중에
단 한명만이 소리를 내라 했다.

소리를 내어 말하며 눈물도 함께 나왔다.
말하는 동안 잠시나마 현실에서 도망칠수 있었다.
결론은 나지 않았지만, 다시 눈감고 눈뜨면
아직 현실은 그대로
암담한 일들이 있겟지만 다른날보다는 편히 잘수 있겠지..

상처는 아물게 하는방법이 있고
터뜨리게 하는 방법이 있다고 했다.
대부분은 아물게 하는 방법이 좋다 한다.
그런데 난 터뜨림으로 편함을 얻었다.

아물게 할만큼 인내도, 시간도 없는 지금같은 상황
그냥 째는 방법이 최선이었던걸까?
어쨌든 지금은 편하고..
편히 잠들수 있을것 같다.

(이게 아니잖아!! 과제를 해야해.ㅠ0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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