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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래니
비밀이지 않은 비밀들의 행렬
할일이 없어진다는것보다 더 슬픈건

사람들과의 이별이다.

 


영업이다 보니 이런저런 곳 돌아다니면서 사람들과 이제 친해졌는데


 


처음엔 &누구세요?&에서 &이마고님& 거기서 발전해서 &선희씨& 그리고


 


오늘은 웃는모습. 개인적인 사생활 상담...


 


이렇게 천천히 하나씩 계단을 쌓듯 사람들과 허물을 없애고


 


친해졌는데, &이제 나 그만둬요. 한동안 못올거예요&


 


라고 말하는데 왈칵 하고 눈물이 치솟았다.


 


농담삼아 &그럼 이제 이마고 책 다 빼야겠네& 라고 이야기하는


 


서점 직원분 말에 그렇게 서러울 수가 없었다.


 


&당신이 있어서 책 둔거지 안그러면 책 안둬& 라는 식의 위로.


 


사실상 나때문에 놓은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위로를 해 줄 수 있을만큼


 


나에게 정이 들었다는건데, 나도 정이 들었는데


 


이별을 고한다는게 너무 슬프다.


 


차라리 이직이라면 &다음주부터 다른명함들고 올게요. 또 뵈요.&


 


라고 하면 되지만 요즘 워낙 불황이라 일자리도 마땅치 않고


 


아마 한동안은 계속 쉬게 될것 같은데


 


그렇게 되면 그 다음이 언제가 될 지 기약할 수 없어서


 


다음에 뵈요 라는 인사대신 잊지말아주세요. 라는 인사라는게


 


참 서글프고 아프다.


 


정이 많아서 사람이 좋고,


 


정이 많아서 사람이 아프다.


 


이젠 왔다갔다 하는데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르겠고


 


그저 일 안하고 서점 직원들하고 이야기만 나누다 나오고


 


그 이야기 뒤에 슬픔이 같이 묻어나서


 


오늘은 하루종일 눈물이 난다. 이동해야 하는데 눈물나면 안되는데...


 


이렇게 금방 그만둘 줄 알았으면 좀 덜 친해질걸...


 


이제 내가 돌아왔을때 날 기억하지 못할까봐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더 쓰리다.


 


사람은 사람을 만나서 행복하고, 사람을 만나서 아픈 존재인가보다.


 


이제 한군데 더 돌고 들어가봐야 하는데 그곳에 가서


 


또다시 &나 그만둬요. 다른 사람이 올거예요&라는 말 하기가 싫다.


 


그렇게 점점 나를 지워가는 것 같아서..


 


물론 그 사람들 번호 내가 알고, 그 사람들도 내 명함이 있지만


 


과연 얼마나 지속시킬 수 있을까


 


실제로 매일 보듯 보던 사람과 핸드폰 문자 한두개로 안부만 묻는 사이..


 


그래도 놓고 싶지 않다.


 


끝까지 잡아두고 싶다.


 


잡아둘거다.


 


일이든 아니든 소중하게 엮인 나의 인연들.


 


다 잡아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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