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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래니
비밀이지 않은 비밀들의 행렬
어떤 사람과 그사람

어떤 사람이 있다. 알게 된것은 2006년도 12월.

 


그때는 서로 인사도 나누지 않았다. 아니 나누지 못했다.


 


나는 그사람이 그 모임에서 인지도가 있는 사람이라 알고 있었고,


 


그 사람은 신입인 나를 알지 못했다.


 


구석에 앉아 문쪽을 바라보던 나는 그사람의 입장을 보았고,


 


가까운 곳에 앉은  사람에게 인사하던 그사람은 그 앞에 앉아버렸고,


 


나를 단 한번도 보지 않았다.


 


두번째로 본 것은 2007년 11월. 공주님 때문이었다.


 


(어쩌다 익명처리 됐으니 끝까지익명처리를 위해 닉넴뒷글자를)


 


공주님과 나는  친했고, 귀국기념으로 어떤사람을 만나는 곳에


 


나를 불렀다.


 


(어떤사람과 나는 그래도 온라인상으로 많은 이야기를 주고 받았었지만,


 


실제로 보는건 두번째, 아니 실제 목소리를 듣는건 처음이었다)


 


셋이 만나기로 한 곳은 상수역이었지만,


 


공주님은 성수역으로 가버렸고, 먼저만난 우리는 중간지점인 강남역으로 


 


향했다.  그동안 어떤사람은 나에게 참 많은 이야기를


 


 해주었다. 나는 1시간 넘게 글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많이 고마웠다.


 


 나의글을 좋게 평가해주는 사람이었으니까.


 


그 모임 등단작가중 유일하게 나를 동등한 조건으로 봐주었다.


 


어쨌든 우리셋은 저녁늦게 만났고, 날이새도록 대화를 나누고 헤어졌다.


 


그때도 어떤사람이 나에게 그렇게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았다.


 


그냥 어떤사람은 나의 동경이었다.


 


그날 공주님과 나의 대화가 주였고, 감정이 격해지면 어떤사람이


 


중간에서 정리를 해주었다.


 


그리고 세번째로 어떤사람을 만나게 된 것은 2008년 7월 말이었다.


 


처음으로 둘이 만났다. 4월중에 셋이 만나자는 말을 먼저 꺼내놓고 바쁘던


 


어떤사람은 급하게 약속을 잡았고, 일정이 맞아 만날 수있었다.


 


그 이전에 어떤사람은 나에게 더블소설을 함께 쓰자고 제안했었기에


 


급한 약속에 나는 더블소설을 시작할 날이 가까워졌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만났을때 소설얘기는 커녕 개인적인 사담이 오고가는 자리였고


 


굳이 물어보지 않은 여자친구와 헤어진 이야기와, 내 성격에 맞는 남자친구


 


타입을 정의해주었다. 자신같은 성격이 나와 잘어울리고 내가


 


사랑을 느끼는 성격이란다.


 


나와 반대된 사람. 다르기에 서로에게 끌린다는 말.


 


예전에도 들어본적 있지만, 직접적으로 들으니 좀 웃겼다.


 


이거 작업이야? 이럴정도로.


 


뭐 중간에 모임에서 시사회갔다 만난것과, 술을 마신것은 생략.


 


언제부턴가 어떤사람과 하루에 한번씩 통화를 하게 됐고


 


유쾌하고 즐거웠다. 그리고 그 사람 말처럼 다른모습에 신선하고 질리지 않았다.


 


사귀는 이름으로 묶인건 아니지만 사귀는 사이처럼 지냈다.


 


뭐 연락하는것만..ㅎㅎ


 


어떤사람은 차가운 사람이지만 나를 항상 걱정해주었고 챙겨주었고


 


나보다 먼저 나를 생각해주었다.


 


그렇다고 그사람이 나에게 이성으로써 관심이 있는지는 딱히 알수 없었다.


 


그리고 내가 그를 사람대 사람으로 좋아하는지, 이성으로 끌리는지도 알수없었다.


 


어짜피 나에게 사랑은 자주 오는것이 아니었고, 그저 친한 성별이 남자인 친구들보다


 


더 친한 남자인 친구들이 옆에 있었을뿐이었으니까.


 


어쨌든 이 어떤사람이 나에게 어떤감정이던, 내가 어떤감정이던


 


확실히 하는게 나중에 나 자신에게 상처를 덜 줄수 있을것 같다.


 


이 사람과의 관계를 확실하게 정의하기 전에 더 빨리 확실하게 해야할


 


사람이 있다.


 


그사람. 내 허울뿐인 남자친구.


 


사귀기 전에는 잘해주고, 매일 보름동안은 하루도 안빼놓고 만나고,


 


서로 친하고 걱정하고 그랬던 사이인데, 사귀고 나서 벌써 2달이 넘었는데


 


만난거라고는 달랑 3번, 전화통화는 6번. 문자는 9건.


 


지금 나랑 369하자는거냐-_-


 


나와 성격이 너무 똑같아서 대화를 할 거리도,


 


싸울거리도 없는이사람


 


사귀게 된건 그 사람이 그날 술먹고 한 말실수이지만


 


둘다 기억하고 있기에 없던일로 못만들고 있는것 뿐이라는 의혹이 강해져만 가고


 


난 굳이 들춰내지도 덮어버리지도 않았고, 그사람 역시 그랬다.


 


그래도 전에는 너무 좋아해서 간절히 갖고 싶던 사람인데


 


사귀던 날 &사랑한다&라고 말하는 그사람에게 실망했다.


 


술취해 아무여자나 품고 싶었던거니. 당신 뜻대로는 안돼.


 


물론 나의 오해일지는 모르지만, 오해건 아니건 내가 진심으로 좋아했다면


 


이런건 덮어버렸을지도 모른다..하지만 그날로 부터 시작해 무너진 그에 대한


 


좋은 감정과 떨어지기 시작한 정.


 


내가 그사람의 무너진 모습을 보고 멀어지기 시작했던 시기와


 


어떤사람이 밝은모습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던 시기가 맞물렸다.


 


아직은 그사람과 사귄다는 이름으로 묶여있다.


 


하지만 서로 전화도 하지않고 문자를 했을때 그사람은 나중에 연락준다더니


 


연락도 없었다.


 


허울뿐인 관계 그냥 끝내.


 


하지만 어떻게 끝내야 하지?


 


내가 그사람과 헤어진다고 해서 어떤사람에게 간다는건 아니다.


 


어찌 될지는 모르지만, 더이상 그사람과의 관계를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하게해준것이 어떤사람일뿐이다.


 


엊그제 어떤사람은바빠서 2통의 나의 문자를 답장하지 않았다.


 


어제 나는 그에게 연락을 하지 않았고, 그역시 연락이 없었다.


 


바쁜가보다 하고 생각하는듯싶었다.


 


그의 홈페이지에서 그의 글을 오늘아침에보고  쉬어야겠다는 글귀에


 


문자를 보내고 전화가 왔다.


 


평소와 같은 말투지만 목소리가 낮았다.


 


누워서 받으면 그렇다고 하지만 예전에 누워서 받을때와는 다른목소리다.


 


지치거나 우울거나 피곤하거나 힘들때의 처진 목소리.


 


약 15분과 통화하던 그와 나는 전화를 끊었고,


 


그가 잘까? 잘 쉬었을까? 하고 저녁에 그의 홈페이지에들어갔다.


 


11시 5분 올라온 글이 있었고, 나는 아직 잠들지 않은 그에게문자를 했다.


 


약 20분의통화. 역시 목소리는 낮았다.


 


왠지 어떤사람은 외로워하는 것 같았다.


 


새삼스레 나의 감정기복 큰 것을 걱정했다.


 


오늘만큼은 차가운 어떤사람의 목소리에서 진심이 묻어나왔다.


 


평소에는 하지 않던 어떤사람의 전 여자친구에 대해 물어봤다.


 


나와 성격이 똑같았다는 어떤사람의 여자친구들.


 


왜 자꾸 전 여자친구들이 나와 성격이 똑같았다고 말을 하는것일까?


 


이성으로써의 관심일까?


 


이것저것 떠보기 보다는 직접적으로 물어봤다.


 


&오빠, 여자친구랑 왜 헤어졌어요?&


 


&어떻게 헤어졌어요?&


 


&대쉬는 여자친구가 했죠?&


 


그러다가 어떤사람은 나같은 성격의소유자는


 


자신과 같은 성격의 소유자를 좋아하고 사랑할수 밖에없다고 한다.


 


그래서 &그래서 뭐, 제가 오빠 좋아하게 된단 거예요?& 라고 묻자


 


그가 멋쩍게웃었다.


 


왠지 그와 통화하고 대화하는게 좋다.


 


이성으로써 가슴떨리고 설레고 그런건 전혀 없다.


 


그냥 그와 하는 아웅다웅 티격태격하는 논쟁이 좋고


 


밝은 그의목소리가 좋고


 


다른점 하나하나 발견할때마다 신기한것도 좋고


 


그냥 그 사람 자체의 밝음이 좋다랄까.


 


나의 동경은 아무나 되는게 아니니까.


 


확실히 이 사람을 좋아하긴 한다.


 


근데 남자로써는 모르겠다.


 


이 사람은 차가운 사람이고 잔정이 없다.


 


아마 이사람을 이성으로써 좋아하게된다면


 


내가 많이 힘들거라는 것을 안다.


 


그리고 전에 사귀었던(그사람 말고 그 전에 사귀었던)


 


남자친구가 어떤사람과 같은 소속이라는 것때문에


 


조심하는 것도 있다.


 


이런저런 상황을 모두 무시하고 좋아한다고 말 할수 있을만큼


 


내가 이사람을 간절히 원하는 것 같지는 않다.


 


아직은 인지, 앞으로도 인지는 지켜봐야 알 수있겠지만...


 


확실한건, 이사람과 키스하고 싶다거나


 


이사람과 포옹하고 싶다거나 하는 생각은 전혀 안든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사람이 말하는 사랑. 없으면 죽을것 같지도 않다.


 


아, 지금은 좀 안절부절이긴 하다.하지만 난 내색하지않는다.


 


이건 절대비밀이다. 왠간한 생각은 이사람 홈페이지에 있는 내 게시판에


 


쓰지만 이건 이사람에겐 비밀이다.


 


참 웃기네, 현재 남자친구라고 이름만 묶여있는 사람은 내 카페에 있고,


 


다가오는 어떤사람 카페에는 내가 있고


 


둘 다를 피해 몰래 쓰는곳이 여기라니.


 


어쩌면 공주님의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예전부터 어떤사람과 나를 커플로 엮지 못해서 안달이었는데


 


공주님이 바빠지고 어떤사람과 가까워진 나는 새삼 가끔은


 


엉뚱한 공주님의 우김이 맞을때도 있다는걸 알게된다.


 


아까 낮에 통화했을때는 어떤사람의 너무 편한 농담에


 


전화를 끊고나서도 한참을 웃었다.


 


전화를 끊고도 그렇게 유쾌하기는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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