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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트초코
허수아비

혼자 서 있는 허수아비에게

외로우냐고 묻지마라

어떤 풍경도 사랑이 되지 못하는 빈 들판

낡고 해진 추억만으로 한 세월 견뎌왔느니

혼자 서 있는 허수아비에게

누구를 기다리느냐고도 묻지마라

일체의 위로도 건네지마라

세상에 태어나

한 사람을 마음속에 섬기는 일은

어차피 고독한 수행이거니


허수아비는

혼자라서 외로운게 아니고

누군가를 사랑하기에 외롭다

사랑하는 그만큼 외롭다


살아가다보면

사랑한다는 말만으로 부족한 것이 또한 사랑이었다

그에게 한걸음도 다가가갈 수 없었던 허수아비는

매번 오라하기도 미안했던 허수아비는

차마 그를 붙잡아 둘 수 없었다

그래서 허수아비는 한 곳만 본다

밤이 깊어도 눈을 감지 못한다


밤만 되면 허수아비는 운다

늙고 초라한 몸보다는

자신의 존재가 서러워

한없이 운다


한낮엔 아무렇지 않다는 듯 서있지만

밤만 되면 허수아비는 목이 메인다


속절없이 무너져

한없이 운다


이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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