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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이사를 마친 집은 그럭저럭 마음에 든다.
약 일주일이 넘도록 발품을 팔아 동네방네 싸돈 끝에 얻은 귀한 집이니 더 그럴수밖에.
전세가 귀한 중에서도 싸게 나온 매물을 건졌고 주인도 개인이 아닌 법인 회사라 웬만한 요구는 들어주며, 나갈때 돈 때문에 걱정할 일도 없을 것 같다.
단지 있는 동안 부도가 나거나 하는 불상사만 없으면 한다.
무엇보다 이 집은 통풍이 좋다.
딱히 좋은 구조가 아닌데도 출입문을 제외하고 베란다와 각 방의 창이 맞서 있어서 문만 열어주면 시원한 바람이 온 집안을 관통한다.
덕분에 여름에 곰팡이 걱정은 덜었다.
집이라고 할 수 없는 곳에서 일년 남짓 살았더니 이사한 주택이 천국처럼 느껴진다.
좁아도 아늑하고 내 집이 아니어도 구석구석 손길을 주고 싶다.
방쪽 창이건 베란다 창이건 열면 주택 뿐이다.
다행히 이 건물보다 높은 건물은 몇 백미터 떨어져 있는 아파트 외엔 별로 없어서 시야도 트여있다.
가까운 곳에 산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으니 더욱 마음에 든다.
아이가 있었다면 학교도 가까운 곳에 있으니 금상첨화겠지만.
단지 아직 먹거리가 싼 시장은 찾지 못했다.
집 앞엔 작은 마트 뿐이고 은행도 비교적 멀리있다.
주택가라 조용할 거라 예상했건만 움직이기 좋은 철이라 그런지 각종 공사도 여기저기 한창이다.
새벽부터 여기서도 두두두두두 저기서도 두두두두두
땅을 파고 벽을 부수고 페인트를 칠하는 냄새가 진동한다.
하지만 역시 심리적 압박감이 덜 해서 인지 두통은 훨씬 줄어들었다.
조금 불친절한 이웃 때문에 신경이 쓰이지만 그것도 내가 괘념치 않으면 될 것 같다.
햇살도, 바람도, 구름도 가까우니 긍정적으로 생각해야지.
이사하는데만 신경을 쓰느라 무념무상이 되었다.
지금은 바로 내일로 다가온 시험준비를 해야할 시간, 집중하자. 집중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