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포기하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드는 생각은 그래도 버틸 수 있는 만큼, 내 한계를 시험해보자는 생각이 든다.

120명의 직원 중 단 세명이 남자 직원, 나머진 온통 꽃밭이다.

정작 남자 직원들은 어떻게 생각할런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이 꽃밭(?)속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치열함을 경험하고 있다.

한 달에 평균 몇 명은 일을 관둔다.

이 주에 한 번, 시험 평가가 있는 날 시험을 못치면 숨도 못쉬게 눈치와 압박을 주는 팀장과 동료들, 몇 건 씩 걸려오는 지랄 맞은 전화들...왜 아니 힘들까.

입으로는 가족을 외치면서 돌아서면 너는 나의 경쟁자, 이번 달 실적은 어떻게든 앞서리라 칼을 가는 건 아닐까.

솔직히 그동안 이런 분위기의 직장에선 일을 해 본 적 없는 터라 적응이 쉽게 되지 않는다.

과연 내가 버틸 수 있을까, 이 살벌한 생존 경쟁에서?

나는 경쟁보단 공생을 좋아하는데다가 그리 야무진 사람이 못된다고...

하루를 마감하고 버스를 타기 위해 횡단보도의 신호를 기다리다가 어둑해진 하늘을 본다.

오늘도 이렇게 어찌어찌 하루가 갔구나.

그리고 스스로에게 묻는다.

몇 달 전만 하더라도 넌 이런 걸 원하지 않았던가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