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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치않는 연차를 쓰고 저녁에 직장 송년회를 다녀왔더니 하루가 넘어가버렸다.
덕분에 꼬박꼬박 아슬아슬하게 하던 출첵이 깨져버렸다.
아까비~~~
예전처럼 부어라 마셔라의 송년회가 아니어서 그나마 나았지만 동기들끼리의 모
임이 그 후에 있어서 늦게까지 놀다가 집에 들어왔다.
해를 넘기는 이 시점에 모두 착잡해 한다.
어렵게 입사했지만 적응 과정이 너무 힘들다고 다들 관두고 싶어한다.
나 역시 어렵사리 적응하고나면 보람이나 그만큼의 댓가가 주어질까 반신반의하
는 입장이다.
동기들중에서 누구보다 뛰어나다고 선배들에게 인정받는 ㅁㅈ언니가 전직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일단은 더 견뎌보라 잡긴 하나 어찌됐든 한 번 흔들린 마음을 바로 잡으려면 타
인의 의견보다는 본인의 판단과 의지가 가장 중요하니까 어찌 될진 모르겠다.
깊이 공감이 간다.
나 역시 '혹시 이런 일이 생기면 언제든 그만두겠다'는 각오로 하루하루를 버티
던 때가 있었으므로.
확고한 목표가 있으면 힘들어도 견디게 되는 건 사실인것 같다.
1년 정도만 다니면서 학원끊고 공부해서 공채 시험을 볼 생각이다.
그때까진 뭐라도 하고 있어야지 마냥 놀 수는 없다.
스스로에게 다짐한 효과였을까.
5차 평가를 마친 지금 ,팀장이 나를 바라보는 눈길이 조금 더 부드러워진 것 같다.
처음으로 내 등을 두드리며 '잘했어, 잘했어.'라고 말해 주었다.
그 깐깐하고 냉정한 여자가.
새해를 맞이해 각오를 적으라는 종이에다 '넌 할 수 있어!'라고 썼다.
솔직히 완전히 그렇게 생각해서 적은 글은 아니다.
그러나 말의 마법을 믿기로 했다.
생각을 말과 글로 나타내면 50퍼센트는 이루기 위해 행동하게 된다.
어제가 마야인들이 예언한 그 종말의 날이었다고 하는데 이미 지나버렸으니 어쩐다....
'2012'라는 영화를 올해 초에 봤던거 같은데 그럼 제목을 '2022'나 '2032'쯤으로 바꿔야 하려나.
아무렴 어떤가.
시간이 좀 지나면 어디선가 예언을 들먹이며 곧 세계종말이 올거라고 또 떠들어 댈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