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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혀만큼 신기한 게 있을까?
없는 것을 만들고 있는것을 없게하고 상대를 심리적으로 강건하게 하거나 무너뜨리게 하며 심지어는 사람 목숨을 죽이게도 살리게도 한다.
옛말에도 세 치 혀를 잘 놀려야 한다는 교훈을 주는 속담 찾기란 어렵지 않다.
금요일날의 일이었다.
하루하루를 마치는 날까지 무사히 지내자는 마음으로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심정이었다.
될 수 있으면 사고치지 말자고, 아무리 욱하더라도 참자고 마음먹었었다.
그렇지만 언제나 일이 내 맘대로 돌아가진 않는다.
그 여자는 처음부터 악독한 말을 서슴없이 내뱉었다.
잠시 기다려 달라는 내말에 또라이라는 둥, 일 더럽게 못한다는 둥,내가 당신에게 일을 가르쳐야 겠느냐는 둥.......
듣자하니 심한말이었지만 한마디 대꾸도 못했다.
불편줘서 미안하지만 일의 절차가 그러하다 설명하는 내 말을 사사건건 가로막으며 지금은 기억도 안나는 온갖 괴상한 말을 그 여자는 태연스레 했지만 참을 수밖에 없었다.
더럽지만 그게 내가 하는 일이다.
의외로 참는 것에 한계가 오진 않았다.
정신 나간 것 마냥 독한 말을 함부로 뱉어대는 그 여자가 어이없어서였을 것이다.
언제나 손님이 왕이다.
맹세코 여태껏 내가 살면서 손님으로 권리를 그렇게 화려하게(?)제대로 행사한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 그 여자는 그걸 하더라.
내가 맘에 안든다고 사과 전화를 하란다.
월급 받고 사는 주제에 가릴 게 어딨나.
전화해서 죄송하다 사과했다.
물론 전혀 죄송하지 않았다.
그 여자가 내게 대단한 걸 요구하지도 않았고 나 역시 그 여자에게 사죄를 할만큼 큰 잘못을 저지른 것도 아니다.
요는 단지 그 여자의 기분이 나빴다는 것 때문이다.
더 가관인 건 실컷 훈계를 하더니 지가 화를 내서 미안했단다.
이건 뭐지, 병 주고 약주는 건가.
아님 사람을 가지고 갖고 노는건가.
얼른 이 귀찮은 것을 해치워 버리고 말아야지 하는 생각으로 무조건 네네 했다.
하루가 지났지만 그 여자의 악독한 말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정확히 내게 무슨 말을 했는지 떠올리기조차 싫다.
가슴속엔 분노가 끓어오르고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온다.
이제야 비로소 지금에 비하면 과거에 내가 얼마나 고상한 일을 했었던가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