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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아가씨
...
생일

어제가 내 생일이었다.

원래 생일을 잘 챙겨받으며 살아 온 것도 아니었고 무심한 짝마저 만나 별 일 없이 지나갔다.

나이 어릴 때야 친구들 불러 떠들썩하게 먹고 논다지만 이제 그럴 나이도 아니고...

조금씩 내 생일보다 가족들 생일, 친구들 생일 챙겨야 하는거 아닌가 싶다.

사실 내가 태어나 기쁜 날보다 엄마가 나 고생해서 낳은 날인데 엄마가 미역국 드셔야하는거 아닌가...

새삼 엄마가 보고 싶었다.

요래 더운날 나 낳느라 고생많았수 엄마.

그런데 엄마는 내 생일 기억못하는 거 같다.

전화도 없다.

음 조금 서운하긴 하지만 머 ... 엄마가 고생한 날이니까 이제부터는 생일날마다 내가

엄마에게 전화를 드려야겠다.

 

그런데 사실 수십년 후 할머니가 되었을 때를 상상해보았다.

그때는 자식이나 조카나  손주나 머 그런애들이 생일을 축하해

오겠지.

죽을 날을 앞두고 탄생일을 축하받는 기분은 어떨까?

남은 인생을 정리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서서히 삶의 애착보다 인생을 정리하고 평안한 죽음을 준비해야 할 나인데..

그때도 지금처럼 별 의미없이 그저 살아온 많은 날 들 중 하나일 뿐이면

어떡하나.

 

나는 솔직히 태어난 날보다 죽은날을 기념받고 싶다.

울 식구들은 기독교가 많으니 내 제사를 말하는게 아니라

내가 죽음으로써 누군가에겐 어떤 의미가 되었고 그래서 그날마다

나를 생각하는 그런 거....

 

연평도 해전 희생자, 천안함 희생자, 일본 유학 중 일본인을

철로에서 구하고 대신 목숨을 잃은 청년...

수없이 수없이 많다.

생일보다 죽은날이 기억되는 이가...

내가 죽을때는 타인의 기억 어디쯤 어떤 모습으로 아로 새겨지게 될까?

 

 

 

 

푸른지성
2010-06-30 17:27:52

생일이였었군요.... 미안해요 축하도 못해드렸네용.
늦었지만 축하 +_+/
만년아가씨
2010-06-30 19:15:53

와앗, 감사해요 지성님. 감동의 쓰나미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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