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히스토리
만년아가씨
일기장 리스트
히스토리
일기 작성시 태그를 입력하시면
이곳에 태그가 표시됩니다.
일기장 설정에서 숨길 수 있습니다.
이곳에 태그가 표시됩니다.
일기장 설정에서 숨길 수 있습니다.
늦은 아침 겸 점심을 평소보다 많이 먹고 알바를 가기 위해 밖으로 나왔는데 아버님이 와 계셨다.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발걸음을 옮기려는 찰나
청소나 관리를 소홀히 해 창고에 쥐가 들락거린다며 투덜대신다.
온 주위가 수풀이 우거져 있는데 청소를 깨끗이 한들
올 쥐가 안 올리도 없거니와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고 무서워하는게 쥐라,
그러시거나 말거나 나는 발걸음도 가벼웁게
정류장으로 향하며
스스로 놀라고 있었다.
어머님,아버님 기침 소리에도 간이
콩알만해지고 예민했던 내가
이토록 몇 년 사이에 대담하고 낯두꺼워져 있다니.
나는 그동안 퍽 변했나보다.
모든 것이 내가 아닌 타인을 중심에 두고
생활하던 내 세계가 이제 다시 내 안으로
포커스가 맞추어지면서
나는 더이상 내 인생을
황폐한 사막처럼 그냥 두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그 첫번째가 이것이다.
그러려니 하기.
여전히 나는 시부모님을 존경한다.
좋건 나쁘건 세상의 모든 부모들은 존경받아 마땅하니까.
그러나 진정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내 세계의 중심이 그분들이 아님을 똑똑히 깨닫고,
수십 년 동안 나를 지배했던 착한 여자 컴플렉스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물론 그렇다고 이기적이거나 나쁜 여자가 되고 싶다는 뜻은 아니다.
따뜻한 감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지금보다 더
자신을 아끼고 가꾸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도 이제 중년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어간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 조금은 지혜로워지는 걸까.
나이를 헛먹지 않고 향기있는 사람으로
오래도록 타인의 기억 속에 남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