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달린 운동화
해뜨는데
연관내용 : 고백합니다
  내가 처음으로 끈을 묶는 운동화를 신어 본 것은 국민학교 1학년 가을의 이야기다. 
  그 해 초가을에는 우리나라에 큰 태풍이 왔었고 많은 비와 함께 때마침 바다는 만조 시간이 되어  
  온동네가 물에 잠기게 되었다. (아직도 고향집은 그대로인데 해발 고도 1m가 채 안된다...) 
  어쨌든 방안까지 물이 차버렸는지라 당연히 우리는 수재민이라는 것이 되었고 
  그해 학교의 가을 운동회는 취소 되었다. 
  물에 잠기고 얼마 후 학교에서 수재민 자녀들을 부르더니, 신발이랑 옷등을 가져 가라는 것이었다. 
  그 때 난 끈을 묶는 운동회를 보았는데 그게 왜 그렇게 가지고 싶던지 
  체크무늬의 운동화인데 그때까지 거의 모든 아이들은 끈이 없고
  밑바닥은 노란색 고무로 되어 있던 것들이었다.
  하지만 그 운동화는 하얀색 밑바닥에 무척이나 고급스러워 보였었다.
  나에게는 좀 큰 것이었는데 맞다고 우기고 기어이 가지고야 말았다.
  그러고 나서 얼마나 신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해 겨울은 두둠한 양말을 두개씩 신지 않아도 발이 시리지 않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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